HMM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헬싱키·르아브르 호. /사진=김훈남
HMM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2조816억원, 영업이익 3069억원을 나타냈다고 15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58%, 90% 감소한 수치다. 증권가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 쇼크다. 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매출 2조3835억원, 영업이익 6580억원을 예상했다.
급격히 오른 HMM의 몸값이 인수·합병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진다. 현재 HMM의 몸값은 최대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20.69%)과 해진공(19.69%)의 지분가치는 4조원 수준이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두 곳의 보유지분은 70%를 넘는다.
업계 일각에서는 실적·운임 정상화가 HMM의 매수자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는 시각도 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아질수록 몸값만 더 비싸진다"며 "몸값이 너무 오른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매수자 입장에서는 (업황이) 나쁠수록 사기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HMM의 경우 친환경·초대형 선박을 갖춰 불황에서도 생존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운임 자체도 여전히 코로나19 전보다 높아 예전처럼 적자로 이어지지 않을 전망으로, 당장 인수 이후에도 경기 불황에 따른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글로벌 장기계약 운임지수인 제네타해운지수(XSI)는 지난달 309.1포인트로 이는 2019년 4월(104.4포인트)에 비하면 3배 높은 수치다. 북유럽~지중해 노선의 지난 3월 운임은 1FEU(40피트컨테이너 박스 1개를 나타내는 단위)당 1312달러다. 코로나 기간 최고치보다는 12% 하락했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82% 상승했다. 중동은 47%, 미 동부는 31%, 남미 동안은 96% 올랐다. 극동의 경우 유일하게 내림세를 보였지만 분기 기준 하락폭은 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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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과 실적보다는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의 처리 방안이 인수자를 찾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으로 전환할지, HMM이 직접 상환할지에 따라 상황이 크게 바뀔 것"이라며 "주식 전환 시 지분이 너무 높아져서 매각이 쉽지 않을텐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