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삼천리 본사 전경. /사진=김진석 기자.
15일 증시에서 삼천리 (90,900원 ▼100 -0.11%)는 전 거래일 대비 2600원(1.94%) 하락한 13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을 포함해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SG발 증권 창구에서 매물이 쏟아져나왔던 대성홀딩스 (8,950원 ▼50 -0.56%), 선광 (17,960원 ▼70 -0.39%), 다우데이타 (12,140원 ▲70 +0.58%) 등도 이날 약세를 보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러 계좌로 분산 투자하는 등 이번 주가조작이 과거와 다른 점이 있어 실체를 발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기업 내 IR 담당이 없는 등 무관심했거나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도 방관했다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라덕연 대표 일당이 통정매매를 시작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2020년 초 대비 삼천리는 지난달 3일 550%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주가 폭등을 뒷받침할 만한 공시 내용이나 애널리스트 리포트는 존재하지 않았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까지 삼천리를 다룬 리포트는 17건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규모가 비슷한 한 식품회사의 경우 같은 기간 발간된 리포트는 81개였다. 세방 (11,780원 ▲10 +0.08%), 다올투자증권 (3,115원 0.00%)은 발간된 리포트는 있었지만,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가 제시돼 있지 않았다. 같은 기간 대성홀딩스, 선광, 다우데이타의 리포트는 발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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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취재진의 확인 결과 세방을 제외하고 나머지 7개 기업의 IR 담당자들과 연락이 닿았지만, 대부분 담당자들은 IR 업무를 담당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지주회사 IR 담당자는 "주식이나 IR 관련 업무 외에도 다른 일을 함께하다 보니 IR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증권사에서 IR 제안을 받아도 업무가 벅차 회사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IR 담당자도 "회사 내 IR 담당자가 한 명밖에 없다"며 "지주사다 보니 사업 부문도 변화가 없어 IR 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은 한 번이라도 사고가 터지면 부실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어렵다"며 "기업에서 IR 담당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고, IR 담당자들도 chatGPT(챗 지피티) 등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동적인 IR이 아닌 적극적인 IR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