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정몽규 회장 "사퇴는 한국축구 위한 결정 아니다... 더 소통하겠다" [일문일답]

스타뉴스 축구회관=박재호 기자 2023.05.0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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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새 이사진 명단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새 이사진 명단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몽규(61)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새 이사진 명단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정 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KFA 새 이사진 명단(25명) 발표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승부조작 사범 사면 논란으로 부회장단·이사진이 전원 사퇴했던 '촌극'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정 회장은 논란 속에서도 사면을 왜 추진했는지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어왔다. 앞서 임시 이사회에서 사과문만 낭독한 뒤 취재진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피해 논란을 키웠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선 정 회장은 새 이사진 25명을 직접 발표했다. 기존 전무이사를 대신해 상근 부회장 자리를 신설했다. 상근 부회장은 김정배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맡는다. 부회장에 한준희 해설위원, 언론 담당 이사에 위원석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공정위원장에 소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정 회장은 "지난 한 달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승부조작 사범 사면은 옳지 못한 결정이었다.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렸다. 파급을 깊이 살피지 못하고 신중하지 못했다.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분께 피해를 드렸다"고 고개 숙였다.



이사진 전원이 사퇴하는 상황에서 본인은 회장직을 유지한 것에 대해서는 "저도 물러나야 하는지 고민했지만 임기가 1년 8개월 남은 상황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한국축구를 위한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천안에 축구종합센터를 건립하는 것은 중요했다.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집행부를 새로 만드는 것이 시급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새 이사진 명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새 이사진 명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 본인이 '남은 1년 8개월 임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한국축구를 위한 길'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번 임기가 마지막인가.


▶ 아직 생각 못 해 봤지만 지금 임기를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그간 전무이사는 축구인이 주로 맡았는데 적임자가 없었나.

▶ 축구인으로서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선 다양한 경로가 필요할 수 있다. 부회장과 분과위원장에 축구인 출신이 많이 있다. 상근 부회장과 원할한 소통을 기대한다.

- 한준희 해설위원 선임 등은 홍보를 강화할 목적인가.

▶ 축구 전문가를 둬 정책 방향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추후 상근 부회장과 이야기해 홍보 기능을 강화하겠다.

- 지난 번 같은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시스템을 만들었는가.

▶ 이번 개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축구인과 계층으로 구성했다. 지난 논란과 관련해 아쉬운 것은 공정위원회에서 몇몇 사안을 보완하느라 논의 과정이 적었다. 조금 더 절차가 이뤄졌다면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다양한 관계자를 모셔 이사회를 활발하게 운영하겠다. 지난 논란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새 이사진 명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새 이사진 명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근호, 지소연 등 현역 선수들이 이사진에 포함된 이유는.

▶ 두 선수는 프로선수협의회 회장이다. 선수들의 목소리도 축구협회가 들어야 한다. 두 분이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감사하다.

- 공정위원장에 검사 출신의 소진 변호사를 임명해 눈길을 끈다.

▶ 공정위원회는 상벌도 다루는 조직인데 소진 공정위원장은 사법 체계를 잘 알고 있다. 사면 문제 속에 법 체계 중요성을 파악했다. 검사들이 잘 안다고 판단했다.

- '쓴소리'를 들은 각오가 되었는지.

▶ 우리나라 토론 문화는 상당히 힘들다. 뒷담화 문화가 더 익숙하다. 다양한 배경의 인물을 초빙해 토의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 의견을 듣고 많이 반영하겠다.

- 기존 이사진 중 7명이 유임했다. 변화 폭이 적다고 생각하는지.

▶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4명 중 3명이 바뀐 것으로 봐 달라. 변화가 많다고 본다. 업무의 연속성도 고려했다. 25명을 모두 바꿔야 변화가 있다는 건 지나친 지적이다.

- 이번 이사진 개편 중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

▶ 소통이 가장 큰 화두다. 다양한 배경을 추천한 만큼 개선도 있을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이사 명단(25명)
부회장(상근): 김정배(전 문체부 제2차관)

부회장: 한준희(축구 해설가), 장외룡(전 충칭 감독), 원영신(연세대 명예교수), 하석주(아주대 감독), 최영일(전 국가대표), 이석재(경기도축구협회장)

분과위원장: 정해성(대회위원장), 마이클 뮐러(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이임생(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윤리위원장), 소진(공정위원장), 김태영(사회공헌위원장), 서동원(의무위원장)

이사: 조연상(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강명원(전 FC서울 단장), 박재순(쿠첸 대표이사), 조덕제(FC목포 감독), 신연호(고려대 감독), 이근호(프로선수협의회 회장), 지소연(프로선수협의회 회장), 위원석(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노수진(영등포공고 교사), 전해림(여자축구클럽연맹 부회장), 박인수(전 전국축구연합회 총무이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임명된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 /사진=뉴시스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임명된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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