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비중 줄고 산업용↑..변신하는 SK가스, 1Q 실적 날았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3.05.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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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KET LNG탱크 내부 /사진=최민경 기자울산 KET LNG탱크 내부 /사진=최민경 기자


SK가스가 산업·석유화학용 판매비중 증대와 실물트레이딩 확대 등에 힘입어 1분기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민수 위주에서 산업용 공급 및 글로벌 트레이딩으로 비즈니스시프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SK가스는 3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 늘어난 2078억원으로, 세전이익은 20% 늘어난 222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1498억원으로 9% 가량 줄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늘어난데는 주력인 LPG(액화석유가스) 민수 판매 중심에서 산업체용 판매와 해외 트레이딩 중심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한게 영향을 줬다. 민수판매는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6%가량 줄어든 37만5000톤이었고, 산업체 및 석유화학용 판매는 8% 늘어난 77만3000톤이었다.

1분기 석유화학 경기침체로 인해 석유화학사 공급물량은 평년 대비 줄었다. 산업체용 판매 이익과 물량이 늘었다는 뜻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LNG(액화천연가스) 강세에 따라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LPG로 연료를 대체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



해외 트레이딩에서는 시장분석 전략이 주효했다. SK가스는 중동 주요 LPG 공급처 설비보수를 예측해 LPG 실물 트레이딩으로 많은 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3월에는 국제 LPG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민생 안정을 위해 국내 판매가격 동결을 결단하며 마이너스 요소가 발생했지만 해외트레이딩 전략으로 상쇄했다.

SK가스 호실적은 꾸준히 진행해 온 비즈니스 시프트의 결과라는게 업계 전반의 평가다. SK가스는 셰일가스가 대중화하는 가운데 석화용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직접 가스화학 사업에 뛰어들었고, 대규모 산업체 유치 공급조건을 개발해 LNG 대체 수요를 만들어 냈다.

해외 트레이딩 면에서도 상대가격과 페이퍼 중심 트레이딩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가정·상업용과 수송용(택시 등) LPG판매에서만 수익을 얻던 기존 수익구조를 산업체·석유화학용 공급 및 트레이딩 수익구조로 변화시켰다. 2015년 900억원대 세전이익을 내던 SK가스가 2022년 3000억원 안팎의 세전이익을 내는 회사로 성장한 배경이다.


윤병석 SK가스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SK가스는 석유화학사업을 통한 석화용 수요의 창출, 셰일가스 및 상대가격 트레이딩을 활용한 산업용 LNG 대체 공급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왔다"며 "민수 중심에서 산업체·석유화학용 공급과 트레이딩 중심의 회사로 변화하는 비즈니스시프트를 통해 지난 8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시장에서 LPG의 위상은 날로 높아진다. 지난 겨울 LNG 수급이 어려워지자 정부는 도시가스의 LNG·LPG 혼소 공급을 통해 위기에 대응했다. 정부 LPG 이용·보급 시책과 제 15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도 혼소 공급 및 혼합발전 등에 대한 LPG의 역할이 명시됐다. LNG 공급이 언제든 불안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LPG가 국가 에너지 안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SK가스 관계자는 "올해 좋은 실적을 이어가는데 최선을 다하는 한편 내년에 시작되는 LNG 터미널사업과 발전사업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성공적인 스타트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가스는 울산에 LNG 터미널 사업인 KET(코리아 에너지 터미널)를 추진 중이다. 또 LNG와 LPG를 모두 연료로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LNG·LPG 듀얼 발전소인 울산GPS(Gas Power Solution)를 짓고 있다. 모두 내년 상업 가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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