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뉴욕 방문 임박..."美 설리번·中 왕이, 비공개 통화"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3.2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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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소식통 인용 보도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차이잉원 대만 총통 /AFPBBNews=뉴스1(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차이잉원 대만 총통 /AFPBBNews=뉴스1


미국과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비공개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에 따른 중국의 반발을 사전에 막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24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소식통은 "미국과 중국 측은 정찰풍선 사태 등으로 최근 몇 달 동안 계속된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설리번 보조관과 왕 위원 간 통화가 진행됐다"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다만 이번 통화는 최근 미·중 관계의 불안한 상태를 반영하듯 양측 모두 통화 사실과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통화가 이뤄지던 시점이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이 확인된 이후인 만큼 이번 통화는 차이 총통 방미 관련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1일 대만 총통부는 차이 총통이 29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중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고,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를 경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29일 대만을 떠나 30일 뉴욕에서 잠시 머문 뒤 내달 1일 과테말라에 도착한다. 또 3일에는 벨리즈에 도착해 하루를 보낸 뒤 5일 LA를 경유해 7일 대만으로 돌아온다.

차이 총통의 구체적인 미국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미국 언론은 차이 총통이 '로널드 레이건 재단' 초청으로 캘리포니아 남부 레이건 도서관에서 연설하고,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 간 회동이 성사된다면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깜짝 대만 방문 때처럼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대면 정상회담으로 개선의 조짐을 보였던 미·중 관계는 미국이 자국 상공에 등장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하면서 다시 틀어지기 시작했다. 또 최근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방문, 미 의회의 틱톡 규제 강화 등도 양국 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앞서 미국 정부가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종료(13일) 직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 통화 성사를 추진했지만, 중국의 무응답으로 두 정상 간 대화가 기대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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