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도 엔리케 레이나(왼쪽) 온두라스 외무장관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중국 베이지의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양국 수교 문서에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온두라스는 25일 대만과 외교 관계를 공식 단절하고 이날 중국과 수교했다. 온두라스가 대만과의 단교를 공식화하면서 대만 수교국은 13개국만 남게 됐다. /베이징(중국) AP=뉴시스
26일 블룸버그통신·CNN·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에두아르도 엔리카 레이나 온두라스 외무장관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한 뒤 '중국과 온두라스의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 따르면 중국과 온두라스는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고 주권과 영토보전, 상호 불가침, 내정불간섭, 평등, 호혜, 평화공존의 원칙에 따라 우호 관계를 발전하는 것에 합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온두라스의 결정에 "대세에 부합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올바른 선택"이라며 즉각 환영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공감대이자 공인된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화인민공화국정부가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이며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는 것이 골자다.
우 부장은 온두라스가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고 중국과 정식 수교한 것은 한 마디로 '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온두라스가 최근 대만 측에 보낸 서한에서 병원과 댐 건설, 부채 탕감 등을 위한 24억5000만 달러(약 3조1850억원)의 원조를 요구했고 대만과 중국이 제공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비교했다고 지적했다.
우 부장은 또 다음 주 예정된 차이 총통의 중남미 순방이 이번 단교 선언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차이 총통은 오는 29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과테말라와 벨리즈 등 중남미 국가 순방에 나선다. 또 이를 계기로 오는 30일과 내달 5일 각각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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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부장은 온두라스가 차이 총통의 중남미 방문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단교를 통보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매우 의심스럽다"며 "중국은 항상 외교 관계를 왜곡하기 위해 대만 고위 관리들의 해외방문을 이용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도 "중국이 외교적 승인을 대가로 (원조 등을) 약속하는데 종종 이행되지 않는다"며 중국이 대만의 동맹국을 빼앗아 자국의 힘을 과시하려는 것일 뿐 실질적인 원조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