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 밥솥 소리에도 떠는 9살 아이…오은영 "이 약 끊어라"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3.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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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 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 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소음 공포에 머리를 때리는 자해까지 하는 금쪽이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

24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소음으로 인해 겁을 먹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9살 금쪽이의 사연이 공개됐다.

금쪽이는 관리사무소 안내 방송, 밥솥 소리, 화장기 환풍기 소리, 모기 날아다니는 소리 등 일상적인 소음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공포에 떨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귀를 틀어막고 "무서워"라고 소리를 질렀다. 엄마 없이 혼자 남겨진 상황에 처하자 금쪽이는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함에 떠는가 하면 겁에 질린 나머지 자기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소리에 대한 공포증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포의 범위를 확장시켜야 한다. 소리를 내는 대상에 대한 공포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아이는 잘 도와주지 않으면 점점 공포를 느끼는 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 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 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7개월 전부터 이어져온 금쪽이의 증상에 오은영 박사는 "혹시 엄마가 걱정하는 진단명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금쪽이 엄마는 "대화를 하다 보면 대화가 길게 안 된다. 제가 물어본 것과 다른 방향으로 대답을 해 대화가 안 된다"며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작년 여름부터 ADHD 약을 복용 중"이라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치료를 시작한다고 생각해보자. 약을 먹으니 집중력이 높아져서 정보들이 입력되는데 금쪽이는 정보가 들어와도 처리를 못한다. 약 복용이 필요한 치료 과정이지만 공포에 지배 당한 금쪽이가 약을 먹기 시작하면 감당 못 할 만큼의 자극 정보가 몰아쳐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짚었다.


이어 "집중력은 높아졌지만 정보를 다루는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굉장히 두려움이 유발됐을 가능성이 크다. 공포감이 심해진 시기가 ADHD 약을 복용하는 시기와 맞물릴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치료 전략상 ADHD 약을 당분간은 끊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 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 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금쪽이는 학교에선 교우 관계에 어려움이 있었고, 학원에서는 혼자 화장실도 못 갈 정도였다. 이에 금쪽이 엄마는 "말이 너무 늦고 소통이 안 돼서 이해력이 부족하니 혹시 자폐 스펙트럼이 아닐까 생각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오은영 박사는 "사람이 가진 자원, 능력, 시간, 재원은 한정적이다. 사람들이 그 에너지를 성장과 발전에 쓴다면 금쪽이는 다 공포에 쏟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아이가 가진 에너지의 95%를 쓴다고 생각해봐라. 아이들이 학습과 대인관계에 쓸 때 금쪽이는 공포에 다 쓰니 뭘 배울 수 있겠나. 또 잘 안 되면 또 불안하지 않나. 공포감이 줄어들면 또래 관계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 하교하던 금쪽이가 공포에 질려 엄마를 불렀으나 엄마는 딸의 두려움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책임감이 강한 엄마이다 보니 '빨리 또래와 비슷해져야 하는데'라며 조급한 마음에 부정적인 미래를 이야기 한다"고 지적하며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 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 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이후 금쪽이의 속마음이 공개됐다.

공포감을 호소한 금쪽이는 "엄마가 나한테 화낼 때 슬프다"고 털어놨고, "안 무서워 하는 게 소원이다. 다른 친구들처럼 나도 잘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를 들은 엄마는 눈물을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관리 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안내 방송의 매커니즘을 이해하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이에 금쪽이 부모는 관리사무소를 찾아 안내 방송이 어떻게 전달되는 지 알려줬다. 이어 화장실 환풍기와 여러 새 소리 등을 들려주고 보여주며 각종 소리에 대해 설명해줬고, 금쪽이는 이를 잘 받아들이며 소리에 적응해나갔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가 느끼는 공포에 대해 "조금만 움직여도 떨어져서 죽을 것 같은 공포"라고 설명하며 엄마가 금쪽이의 공포를 이해할 수 있게끔 엄마에게 번지점프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금쪽이 엄마는 딸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됐다.

이후 여러 연습 끝에 금쪽이는 엘리베이터도 혼자 타고, 학원가 교에도 혼자 다녀오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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