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갇히고, 주식·부동산 반토막…中 '억만장자' 크게 줄었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3.03.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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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후룬연구소 '2023 글로벌 부자명단' 발표…
자산 10억달러 이상 중국 자산가 가장 많이 감소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AP=뉴시스마윈 알리바바 창업자/ⓒAP=뉴시스


중국의 억만장자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엄격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에 따른 도시 전면 봉쇄, 부동산·주식 시장 동반 침체, 중국 공산당의 정보기술(IT) 대기업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중국 후룬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2023 글로벌 부자 명단'을 인용해 올 1월 16일 기준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인 자산가는 총 3112명으로, 전년 대비 269명 감소(445명 제외·176명 신규진입)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 연구소가 지난 2013년 처음 관련 명단을 공개한 이후 가장 많은 인원 감소다. 특히 중국의 억만장자 수는 전년보다 164명 줄며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홍콩·대만 등 중국계를 합하면 총 229명이 억만장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에 비해 미국의 억만장자 수는 25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도시 전면 봉쇄 조치가 시행됐던 중국 상하이. /ⓒ로이터=뉴스1지난해 4월 도시 전면 봉쇄 조치가 시행됐던 중국 상하이. /ⓒ로이터=뉴스1
중국의 억만장자 수가 급감한 배경에는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주식 급락, 경기 침체, 당국의 규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후룬연구소 측은 "지난 한 해는 부의 창출에 있어 격동의 한 해였다"며 "중국 최고 부자들의 총 자산은 15% 감소해 전 세계적으로 억만장자들의 순자산이 10% 줄어든 것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에 그쳤다. 주요 대도시를 무차별 봉쇄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지 못했고, 상하이·선전 등 증시가 급락한 여파가 컸다. 헝다그룹 붕괴로 시작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에 부동산 시장도 얼어 붙었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6% 절하되는 등 환율마저 흔들렸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등 당국의 표적이 된 기업인들의 자산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국가별로는 중국(969명)의 억만장자 수가 가장 많았고, 미국(691명)이 2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의 억만장자 수가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187명), 독일(144명), 영국(134명) 등 순이었다.

생수 업체 농푸산취안 창업자 중산산/ⓒAFP=뉴스1생수 업체 농푸산취안 창업자 중산산/ⓒAFP=뉴스1
중국의 억만장자 수는 가장 많지만 세계 10대 부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세계 최고 부자는 순자산 2020억달러(약 261조원)를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그룹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다. 지난해 세계 최고 부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570억달러(약 203조원)로 2위로 밀렸다. 3위는 베르트랑 푸에쉬 '에밀 에르메스' 회장 일가가 차지했다.


중국의 최고 부자는 순자산 690억달러(약 89조원)를 보유한 생수업체 눙푸산취안 창업자인 중산산 회장이다. 중 회장의 세계 부호 순위는 15위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순자산의 25%가 감소했지만 중국 부자 순위 2위를 차지했다. 틱톡을 보유한 바이트댄스의 창업자 장이밍,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인 CATL의 쩡위췬 회장은 각각 3위, 4위에 올랐다.

세계 최고 부자에 오른 베르나르 아르노(73)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AFP=뉴스1세계 최고 부자에 오른 베르나르 아르노(73)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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