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끓여도 좀비처럼 살아난다…봄철 '식중독' 예방하려면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2023.03.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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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자료 이미지.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식중독 자료 이미지.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해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축제에 다녀온 주민 400여명이 식중독 증상을 호소했다. 축제 전날 대량으로 조리하고 실온에 식힌 뒤 다음날 제공된 장조림이 식중독 원인으로 꼽혔다.

#2021년 한 공사 현장에 배달된 점심을 먹고 식중독 환자가 90여명 발생했다. 이들은 새벽부터 대량 조리된 닭볶음탕을 점심으로 제공받아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충분히 끓여 조리한 음식이라도 실온에 방치해뒀다간 식중독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른 식중독균과 달리 충분히 끓인 음식에서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리젠스'(퍼프리젠스)라는 균이 있어 봄철 식중독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퍼프리젠스 식중독균은 가열 등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조건이 되면 열에 강한 아포(spore)를 만들어 살아남는다. 아포는 생존이 어려운 환경에서 유발되는 일종의 휴면 상태를 말한다. 퍼프린젠스는 60도 이하로 내려가면 다시 자랄 수 있고 아포에서 깨어나 다시 증식한다.

특히 이 식중도균은 산소를 싫어하고 아미노산이 풍부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특히 갈비찜 등 고깃국·찜을 산소를 차단할 수 있는 조리용 솥 내부에 대량 조리한 뒤 실온에 방치했을 때 조리용 솥 내부에서 증식하기 쉽다.

퍼프리젠스 식중독은 최근 5년(2018~2022년)간 총 54건, 환자 2609명이 발생했다. 특히 봄철인 3~5월에 20건(37%)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발생 장소는 음식점이 29건(1323명)으로 가장 많았고, 소규모 어린이집·지역축제 등 기타장소(13건), 집단급식소(7건)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발생 원인은 닭, 돼지고기 등 육류 조리식품 섭취로 인한 게 12건(867명)으로 가장 많았고, 도시락 등 복합조리 식품이 9건(525명), 곡류 섭취로 발생한 게 2건(31명)이 뒤를 이었다.

퍼프리젠스로 식중독은 음식을 조리·보관할 때 주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육류 등은 중심 온도 7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조리하고, 여러 개의 용기에 담아 5도 이하에서 보관한다. 조리한 음식은 가급적 2시간 이내로 섭취한다. 다시 먹을 땐 가열했던 음식이라도 온도가 60℃ 아래로 떨어졌다면 75℃이상으로 재가열한 후 먹는 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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