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김모씨가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현황/사진=김씨 제공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과 루나·테라 사태 등을 거치며 가상자산 투자 규모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투자를 이어가는 투자자들이 있다. 대부분 단기간 자산 증식을 위해 위험성이 높은 투자를 고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투자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가 대거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2년간 각종 가상자산에 투자했다는 진모씨(32)는 보유하던 자산을 지난 1월 모두 '손절'했다. 진씨는 "월급을 아무리 모아도 집 한 채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일확천금을 노리고 투자를 시작했다"며 "손실을 크게 보고 나니 월급이라도 차곡차곡 모으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는 가상자산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0대 남성 직장인 A씨는 결혼자금 마련을 위해 가상자산 투자에 나섰다. A씨는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합리적 투자"라며 "궁극적으로 부동산, 혼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남성 직장인 전모씨(34)는 "가상자산에 투자해 잃은 돈이 더 많지만 반대로 벌었던 경험도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 번에 많은 돈을 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이 아니면 언제 투자할 수 있겠냐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와 관련,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청년 남성들, 특히 30대 남성의 경우 내 집 마련과 결혼 등의 생애 준비를 위해 자산을 빠르게 늘려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투자자산보다 위험성은 높지만 내리고 오르는 폭이 큰 가상 자산시장을 쉽게 놓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빗썸고객센터에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시세가 전광판을 통해 표시되고 있다./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