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실험을 대체할 시험법인 '오가노이드 약물 평가 플랫폼'을 개발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미국이 동물실험 의무를 완화하면서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유 대표는 "그동안 동물실험은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품질·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으로 인식돼 왔다"며 "하지만 최근엔 오가노이드 외에도 장기칩, 컴퓨터 모델링 등의 바이오 기술 발전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많이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화장품은 동물실험이 제외돼 있고, 향후 건강기능식품, 의약품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이를 모두 포함한 시험법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부교수이자 오가노이드센터장을 역임한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202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3차원(D) 생체조직 플랫폼 사업단장직도 맡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지난 9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으로부터 '인간 소장 상피 모델 제조법'을 기술을 거액을 주고 이전 받았다.
이는 기존에 검증하기 힘든 약물 흡수도, 신약 효능, 장내미생물 부착능에 대한 평가를 실제 인체 장내 환경과 유사한 장세포 모델을 만들어 진행할 수 있다.
또 비임상 시험을 완료한 장 오가노이드 재생 치료제는 내달 고려대 병원과 함께 본격 임상에 들어간다.
이 치료제는 종양 형성의 위험성이 적고 병변 부위에 직접 이식하기 때문에 다른 장기로 이동할 가능성도 낮다. 자가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면역거부 위험도 없다.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치료제는 대부분 국소 이식이다. 내시경이나 초음파 등을 활용해 최소 침습적 시술로 진행돼 환자에게 큰 고통을 주지 않는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지난해 6월 베체트 장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장 조직 유래 성체줄기세포 기반 임상용 의약품 임상 1상을 승인 받아 내년 12월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베체트는 구강과 외음부를 중심으로 궤양과 염증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전신성 염증 질환이다. 혈관, 중추신경계, 심장 등 장기 곳곳에 침범해 다발성 염증과 합병증을 일으킨다. 유 대표는 "장에 구멍이 났을 경우 해당 부위를 오가노이드로 메우는 재생 치료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단기간 바이오 분야 딥테크(첨단기술) 유망 기업 반열에 들어선 건 '산학연 협력 전략'을 잘 구사한 덕분이다. 회사는 차의과대학(재생 치료제 기술 4건), 연세대(침샘 치료제 기술 1건) 건국대(오가노이드 평가 기술 1건), 생명연(오가노이드 평가 및 재생치료제 3건) 등에서 기술을 이전 받고 해당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실용화를 앞당겼다.
또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고속 스크리닝 플랫폼 개발'(지원부처 및 기관: 보건복지부),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 치료제 개발'(중소벤처기업부), '자가장 오가노이드 기반 염증성 장질환 세포치료제'(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를 포함한 22개 이상의 국책 연구과제를 지원받아 대규모 R&D(연구·개발) 비용을 확보했다.

국내 오가노이드를 주전공으로 삼은 K-바이오 스타트업은 몇 안 된다. 그래디언트(구 인터파크)의 자회사인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 한국콜마홀딩스가 인수한 넥스트앤바이오,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과장인 장세진 교수가 병원 내 기업으로 설립한 온코클루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유 대표는 "오가노이드 분야는 아직 산업군이 형성 안된 수준인 데 반대로 보면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포텐셜(potential·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시장 규모는 반도체보다 더 크고,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 반드시 개척해야 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도 우리와 연구 시점이 거의 비슷해 바이오 산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오른다"며 "좀 더 긴 호흡으로 잘 보호하고 투자한다면 반도체에 이어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효자산업으로 커 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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