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주주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불안한 표정이다. 회사마다 버거운 악재를 겪고 있는 것은 물론 정부의 통신시장 규제 강화로 올해 3사의 미래가 어느 때보다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가에도 3사의 난감한 근황이 반영돼 있다.
코스피 지수가 이날 2377.91로 마감해 최근 52주 연중 최고(2769.18) 대비 14.1% 떨어진 것에 비하면, 통신3사의 낙폭은 평균을 훨씬 웃도는 셈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다른 업종보다도 통신업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오혜연 카이스트 AI(인공지능)연구원장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 2인 사외이사 재선임 등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특히 오 원장의 선임은 'AI컴퍼니 진화'에 대한 유영상 대표의 진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본업은 제자리걸음이다. SK텔레콤은 올 1월 말 전체 이통 가입자 점유율 39.7%를 기록했다. 사물인터넷(IoT) 등을 제외한 휴대폰 기준(41.9%)으로는 여전히 40%대를 넘지만, 알뜰폰(MVNO)의 확장에 주춤한 상태다. 유 대표로선 본업의 확고한 리더십과 신사업의 비전을 동시에 주주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KT는 통신3사 주총의 클라이맥스다. 여권의 비토로 구현모 현 CEO(최고경영자)가 연임을 포기했지만,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된 윤경림 후보마저 주총벽을 넘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최대주주(10.12%, 작년 말 기준)인 국민연금이 여러 차례 선임 절차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해 온 만큼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고, 주요 주주인 현대차그룹(7.79%)과 신한은행(5.46%)도 여권의 기류를 의식해 찬성표를 던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 후보로선 외국계 기관과 소액주주들의 찬성표에 기대야 할 상황이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은 3사의 공통 악재다. 정부의 독려에 따라 상반기 40~100GB 구간에 해당하는 5G 중간요금제, 장년층 특화 5G 요금제 등을 내놓아야 할 처지다. 알뜰폰의 약진도 위협이다. 1월 전체 이통 가입자 기준 알뜰폰 점유율은 16.9%로 LG유플러스(20.8%)를 뒤쫓았는데, 정부는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에 대한 규제 의지가 확고하다. 16일 한 회의에서도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한정된 국가 자원을 이용하는 통신사의 사회적 책임이 약해지고 있다"며 3사를 향한 규제 의지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