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울, '그레이트 한강'으로 글로벌 매력도시 도약

머니투데이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2023.03.1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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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유독 길었던 겨울을 지나 비로소 찾아온 봄날. 많은 시민들이 이맘때 꼭 찾게 되는 곳이 있다면, 바로 한강이 아닐까 싶다. 한강은 도심 속 허파이자, 시민들의 휴식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그 길이만 41.5km에 달한다. 도심 한가운데 이처럼 넓고 긴 물길이 흐르는 도시는 전 세계적으로 서울이 유일할 것이다. 그야말로 서울을 대표하는 거대한 상징이자,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자연자원인 셈이다.

서울은 일찍부터 한강의 가치에 주목, '한강 르네상스'로 대표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도 컸다. 당시 추진했던 사업으로 조성된 여의도·뚝섬·반포·난지 한강공원과 달빛무지개분수 등은 꾸준히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뛰어난 자연성 회복 또한 눈여겨 볼만한 변화다. 한강 르네상스 이후 조성된 습지와 생태공원 등은 자연 체험 기회의 장으로 애용되고 있으며, 한강에 서식하는 각종 수생식물과 어류의 종류 또한 늘었다고 한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이 서식할 정도로 한강의 수질 또한 달라졌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제 서울시는 한강 르네상스의 '회복'과 '창조'의 철학을 이어받아 한강이 가진 가치를 본격적으로 발굴·활용한다는 취지에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함께 누리는 더 위대한 한강'을 비전으로, 총 55개 사업이 담겼다. 지난 2007년 발표했던 '한강르네상스'의 후속 사업인 셈이다. 물론 지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괄목할만한 변화와 발전을 이룬 것도 사실이지만, 거대한 자원의 규모에 비해 활용성이 떨어지는 공간들도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선 그동안의 사회적 여건 변화를 반영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아울러 멀리 앉아 바라보기만 했던 한강에서 이동의 제약이 해소돼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누리며,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한강으로의 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10여 년 전 사업이 한강 본류에만 집중됐다면, 이번에는 한강의 변화가 안양천·탄천·홍제천·중랑천 등 4대 지천과 소하천까지 확대돼 서울시 전역에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속속 배치될 것이다.



문화시설 확충을 통해 시민들의 여가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급속도로 산업화된 서울의 특성상, 문화·예술·여가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당초 문래동으로 예정됐던 제2세종문화회관은 여의도 공원에 자리하게 된다. 높이 180m의 고리형 대관람차인 '서울링'은 상암동 하늘공원에 조성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아울러, 한강 노들섬은 예술섬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한편, 잠수교는 입체보행교로 전환해 다리 위에서 소규모 공연이나 영화 상영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민 접근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한강 주변에서 도보 10분 이내 한강공원 접근이 가능토록 보행로도 이을 예정이다. 이외 UAM, 곤돌라 등 한강 내·외를 연결하는 이동수단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발표된 방향대로 확정된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전문가와 시민의 우수한 아이디어를 제안받아 새로운 과제를 발굴하는 한편, 기존의 계획 또한 점검과 보완을 지속하면서 나날이 발전의 궤도에 오를 것이다. 천만 시민이 일하며 사는 도시이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저력의 도시 서울엔 유일한 서울만의 자산, 한강이라는 든든한 밑천이 있다. 서울을 글로벌 매력도시로 도약시킬 전환점인 이번 프로젝트에 시민 여러분의 많은 지지와 응원을 바란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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