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편의점·식당서 계란 사라졌다…최악의 AI 확산에 '초비상'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3.03.09 15:54
글자크기

지난해 10월 첫 확인, 5개월째 확산 못 막아…
100개 외식상장사 중 18곳은 계란 제품 판매 중단…
맥도날드·세븐일레븐 타격 커, 계란값 2배 껑충…
마요네즈·타르타르 등 소스 가격 인상 예고

일본에서 5개월째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이 이어지면서 편의점·식당 등이 계란 관련 제품 판매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일본에서 5개월째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이 이어지면서 편의점·식당 등이 계란 관련 제품 판매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일본의 편의점과 식당 등에서 계란 관련 제품들이 사라지거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역대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사태로 수개월째 계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데이코쿠 데이터뱅크 자료를 인용해 일본 증시에 상장된 100개 외식기업 가운데 18곳이 계란 관련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세븐일레븐 등 대형 패스트푸드와 편의점 체인들의 타격이 컸다.



일본 맥도날드는 계란과 소시지, 데리야키소스 등을 조합한 '테리타마 머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메뉴는 매년 봄마다 출시하던 것으로 올해 8일부터 출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란 수급이 여의치 않아 출시 하루 만에 판매 중단 결정을 한 것이다.

일본 맥도날드는 지난 8일 조류 인플루엔자의 여파로 봄맞이 신메뉴를 판매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일본 맥도날드 홈페이지일본 맥도날드는 지난 8일 조류 인플루엔자의 여파로 봄맞이 신메뉴를 판매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일본 맥도날드 홈페이지
일본 대표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이미 지난 1월부터 계란이 들어간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참치 샌드위치에 넣던 계란을 다른 채소로 바꾸거나 고기의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기존 제품의 식재료에도 변화를 줬다.



식품 제조업체인 큐피와 아지노모토는 계란 비중이 높은 마요네즈와 타르타르 등 소스 가격을 다음달부터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식품·유통업계의 계란 수급 부족 사태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AI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서다. 일본 농림부는 지난해 10월 처음 확인된 AI가 25개 광역지방자치단체, 80여곳으로 확산해 조류 1500만마리 이상을 살처분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내 역대 최악의 AI로 기록된 지난 2020년 11월~2021년 3월(52개 지역 확산) 기록을 훨씬 뛰어 넘는 것이다. 이번 AI로 살처분한 조류의 90% 이상이 계란을 얻기 위해 기르는 채란계로 알려졌다.


일본 방역요원이 한 양계장에서 닭을 살피고 있다. /ⓒ로이터=뉴스1일본 방역요원이 한 양계장에서 닭을 살피고 있다. /ⓒ로이터=뉴스1
AI 확산 장기화, 채란계 감소 등으로 계란 값은 치솟고 있다. 2월 기준 도쿄 일대 계란 농장의 도매가는 1㎏당 327엔(약 3161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닭을 살처분한 양계장은 소독·방역 등 작업으로 3~6개월 가량 닭을 기를 수 없어 계란 부족 사태가 올 가을까지 이어질 것으로 일본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AI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계란 수급 안정까지 1년 가까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