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쓰레기라고? 올해는 아냐…최고 투자전략=현금보유"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3.03.08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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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블룸버그, 전문·개인투자자에 물었더니
"변동성 장세·금리 인상 등 현금 보유 중요"…
현금 외엔 지수 추종 '패시브펀드' 투자 주효

세계 각국 다양한 화폐들 /로이터=뉴스1세계 각국 다양한 화폐들 /로이터=뉴스1


"올해 가장 좋은 투자전략은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다."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영향으로 현금을 갖고 있으면 자산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투자 원칙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업실적 부진, 증시 변동성, 지속적인 금리 인상 등 경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현금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것이 투자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투자전문가와 개인투자자 등 총 404명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3명 중 2명이 "올해 현금을 보유를 늘리는 것이 투자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고 보도했다. 투자전문가의 65%, 개인투자자의 66%가 현금을 일정 비율 보유하겠다고 답했다.



'현금 보유=멍청한 투자'라고 봤던 종전의 공식과 달리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을 늘리겠다는 투자자들이 증가한 가장 큰 요인으로는 증시 변동성이 꼽힌다. 기업 실적 부진 등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주식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미국 수석 주식전략가는 "경기 침체에 따른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올해 20% 안팎 하락할 수 있다"며 "2023년은 2022년처럼 투자자들에게 잔인한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년여 만에 종전 0.25%였던 기준금리를 4.75%까지 끌어올리면서 저축계좌 이자율이 연 4%에 가깝게 높아진 점도 투자자들이 현금 보유를 선호하는 배경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증시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투자 전략을 세우기 좋은 데다, 금리가 높아 안정적으로 수익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풀이다.



"현금이 쓰레기라고? 올해는 아냐…최고 투자전략=현금보유"
베르덴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레오 켈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고객들에게 현금(요구불예금 포함)이나 현금성 자산(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을 쥐고 있는 것이 괜찮다고 조언한다"며 "현금은 발목을 짓누르는 납이 아니라 좋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엔 현금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덧붙였다.

현금 이외 투자상품으로는 패시브펀드가 주목받을 것이라는 응답(중복선택)이 많았다. 전문투자자들은 올해 해외투자(47%)와 패시브펀드(37%), 액티브펀드(30%)순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개인투자자들은 패시브펀드(46%), 해외투자(38%), 액티브펀드(22%)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상승기에는 시장 수익률 초과를 목표로 펀드매니저들이 공격적인 운용전략을 펴는 액티브펀드를 찾는 수요가 많지만, 올해는 시장 변동성이 워낙 커 다소 소극적인 투자가 많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패시브펀드는 특정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을 펀드에 담아 그 지수 상승률만큼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를 말한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3.3.6/뉴스1 ⓒ News1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3.3.6/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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