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상대 홈런포에 슈퍼 캐치까지... 패기 넘쳤던 어린 영웅들 [★스코츠데일 현장]

스타뉴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김동윤 기자 2023.02.2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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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한국시간) 한국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합동훈련이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 전경./사진=김동윤 기자23일(한국시간) 한국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합동훈련이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 전경./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미국 메이저리그(ML) 팀을 상대로 뜻깊은 경험을 했다.

키움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ML)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합동 훈련을 가졌다.

홍원기 키움 감독에 따르면 같은 구장에서 훈련하는 만큼 함께 시뮬레이션 게임을 제의했고 애리조나 측이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이날 시뮬레이션 게임은 KBO 심판들이 볼 판정을 하고 양 팀 모두 야수를 수비 위치에 세워 실제 경기처럼 진행했다. 단, 주루는 하지 않았고 양 팀 모두 7명의 투수가 등판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비록 훈련일 뿐이지만, 볼거리가 넘쳤다. 3루 더그아웃에서는 KBO 팬들에게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과거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에이스로 활약하다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한 메릴 켈리(35)였다. KBO에 올 때만 해도 메이저리그 등판 경험도 없는 흔한 마이너리거였으나, 2019시즌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후에는 4년간 36승 35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며 애리조나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애리조나 메릴 켈리(왼쪽)와 키움 아리엘 후라도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키움-애리조나 합동 훈련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OSEN애리조나 메릴 켈리(왼쪽)와 키움 아리엘 후라도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키움-애리조나 합동 훈련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OSEN
켈리는 과거 안면이 있던 KBO 심판 및 키움 선수단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1이닝 피칭을 진행했다. 2018시즌 후 모처럼 켈리를 만난 임병욱은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예전과 입지 자체가 많이 바뀐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켈리 외에도 면면이 화려했다. 등판한 투수 7명 중 4명이 최고 시속 156㎞가 넘는 우완 파이어볼러였고, 타석에선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18위에 빛나는 유격수 조던 롤러(20)를 비롯해 애리조나 구단 내 20위권 내 유망주들이 총출동했다. 투·타 통틀어 16명 중 11명이 40인 로스터 내에 있어 메이저리그에 근접한 선수들이었다.

애리조나 구단 관계자들도 관중석에 앉아 지켜본 가운데 어린 영웅들도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임병욱(28·2014년 1차 지명)은 메이저리그 선발 경쟁을 하고 있는 피터 솔로몬(27)을 상대로 넘긴 홈런을 포함해 3안타 경기를 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가 강점인 송재선(23·2023년 5R)은 중견수로 출전해 슈퍼 캐치를 선보였다. 다소 먼 타구를 다이빙 캐치하며 왜 자신이 수비만큼은 당장 1군에 들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지 알려줬다.

2023시즌 유니폼을 입고 첫 데뷔전을 치른 선수들도 있었다. 장재영(20구), 아리엘 후라도(18구), 김선기(20구), 변시원(18구), 이명종(23구), 김동혁(21구), 김건희(17구) 순으로 등판한 가운데 올 시즌 영입된 외국인 투수 후라도가 인상적인 피칭을 했다. 후라도는 최고 시속 148㎞의 직구(5구)를 가볍게 던지면서 투심 패스트볼(9구), 커브(2구), 커터(1구), 체인지업(1구)을 함께 구사했다. 홍원기 감독은 "연습 투구에서도 공의 움직임이나 제구를 굉장히 좋게 봤는데 첫 실전에도 그 모습이 그대로 나왔다. 왼손 타자 상대하는 것도 그렇고 굉장히 좋았다"고 칭찬했다.


이색적인 장면도 있었다. 2023년 1라운드 신인 김건희는 프로 데뷔 첫 라이브 피칭과 배팅을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치렀다. 마운드에선 17개의 공을 던지면서 최고 시속 144㎞를 기록했다. 그는 "(타석에선) 상대의 공이 묵직하진 않았는데 대포처럼 날아오는 느낌이었다. 타이밍이 늦긴 했지만, 해볼 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또 다른 투·타 겸업 장재영도 타석에 들어서서 시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생각처럼 방망이가 나오지 않으면서 안타까워하는 장면이 잡혔다. 훈련 후 장재영은 "이렇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호주에서도 그렇고 타석에 오래 서지 않아서 생각보다 몸이 느리게 반응하는 것이 있다"면서 "투수와 타자 모두 하겠다는 욕심보다는 투수에 중점을 두고 있다. 타석에서는 욕심이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움 장재영이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합동 훈련에서 타자로서 대기하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키움 장재영이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합동 훈련에서 타자로서 대기하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김건희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합동 훈련에서 첫 실전 피칭을 위해 마운드 위에 올라와 있다./사진=김동윤 기자키움 김건희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합동 훈련에서 첫 실전 피칭을 위해 마운드 위에 올라와 있다./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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