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00억달러(약 131조원) 이상의 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화이자는 올해 710억달러(약 92조73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대비 30% 가량 감소한 수치다. 핵심 매출원인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매출 감소가 배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실적 역성장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본격화된 엔데믹 흐름에 핵심 매출원의 수요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화이자 역시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팍스로비드의 매출을 8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80억달러 대비 60% 가량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예방용 치료제로의 효과를 확인하고자 했던 임상 역시 지난해 4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실패했다.
지난 2021년 12월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에트라시모드'를 보유한 아레나제약을 67억달러(약 8조7500억원)에 인수 결정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 4월과 5월 유전자 편집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 리바이럴과 편두통 치료제를 보유한 바이오헤븐을 각각 5억2500만달러(약 6900억원), 116억달러(약 15조1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어 8월에는 혈액질환 전문기업인 글로벌블러드테라퓨틱스(GBT)를 54억달러(약 7조500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미국발 금리인상 및 글로벌 경기침치에 제약·바이오 기업 M&A가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과 상반된 움직임이다. 실제로 지난해 제약·바이오 M&A 가운데 10억달러 이상 계약은 9건에 불과했다. 화이자는 이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3건을 담당했다. 특히 바이오헤븐과 GBT 인수 계약은 암젠의 호라이즌 테라퓨틱스 인수(278억달러)에 이어 두번째와 세번째에 해당 하는 규모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확보한 대규모 현금으로 신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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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는 이를 통해 코로나 관련 매출 감소는 물론, 2025년부터 주요 제품 특허 만료로 예상되는 170억달러 수준의 매출 손실을 상쇄할 중장기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아레나제약을 통해 확보한 에트라시모드의 경우 하반기 허가를 노리고 있어, 연내 허가가 전망되는 당뇨·비만치료제와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원형탈모 치료제 파이프라인 등과 함께 신규 매출원으로서의 역할을 조기에 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매출 감소에 오래 역성장이 전망되지만 오는 2025년까지 기업인수를 통해 250억달러 규모 매출과 신약 발매를 통해 200억달러 매출 확보를 목표로하고 있다. 기업 인수 목표의 경우 최근 4건의 인수를 통해 이미 40%를 달성한 상황"이라며 "올해 5개 이상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승인 전망을 비롯해 내년까지 19개 신약이 출시 예정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