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는 아직 모르지만…" 미군, 사흘 연속 비행물체 격추한 사연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2.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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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이 12일(현지시간)까지 사흘 연속 북미 영공에 등장한 '미확인' 고고도 비행물체를 격추했다. 주요 외신 보도와 미국 정부 발표 등을 종합해보면 미군은 고고도 물체가 포착되는 즉시 격추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기구로 추정되는 풍선, 일명 스파이 풍선(Spy balloon)의 모습 /AFPBBNews=뉴스11일(현지시간)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기구로 추정되는 풍선, 일명 스파이 풍선(Spy balloon)의 모습 /AFPBBNews=뉴스1


이 때문에 미군이 격추한 비행물체가 앞서 미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풍선일 거란 추측이 이어졌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격추한 물체가 중국 정찰풍선과 유사하지 않다며 이런 추측에 선을 긋고, 정확한 정체는 아직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발 '풍선 공포'에 과도한 대응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왜 중국 정찰풍선으로 의심되지 않는 물체를 포착 즉시 격추했을까.

미 국방부의 멜리사 달튼 차관보는 12일 브리핑에서 지난 4일 중국 정찰풍선 격추 이후 북미 상공에서의 국가 안보 보호 태세가 강화된 것이 최근 연이은 비행물체 격추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찰풍선 격추 이후) 우리는 레이더를 강화하는 것을 포함해 우리의 영공을 더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며 감시 강화로 이전보다 자주 비행물체가 발견되고 격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크기, 모양 등의 이유로 관련 비행물체 발견이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이어 "국가, 기업, 연구기관들은 해당 고도에 주로 정당한 연구를 포함해 악의적이지 않은 목적으로 비행물체를 올려보낸다"며 최근 격추된 물체는 미군 군사 기지에 접근해 상업 항공에 잠재적인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격추된 물체가 무엇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고 했다.

5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앞 바다에서 미국 해군 폭발물 처리반 소속 병사들이 중국 정찰 풍선의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5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앞 바다에서 미국 해군 폭발물 처리반 소속 병사들이 중국 정찰 풍선의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여당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는 ABC뉴스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 정부가 앞서 알래스카와 캐나다 영공에서 격추한 비행물체를 '풍선'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토요일 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며 "그들(백악관)은 '풍선'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정찰풍선 침범에 놀란 미국이 미확인 비행물체를 '풍선'으로 간주하고 격추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 국방부는 이날 공군의 F-16 전투기가 캐나다 접경 휴런호 수면 2만 피트(약 6.1km) 상공에 떠 있던 미확인 고고도 비행물체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해당 물체를 군사 위협으로 평가하지는 않았지만, '도주 위험'이 있었다며 격추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물체가 전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캐나다 몬태나주 상공에서 탐지한 것과 같은 물체라고 했다. 미군의 F-22 전투기는 지난 10일 알래스카 영공에서 미확인 고고도 비행물체를 격추하고, 다음날인 11일에는 캐나다 영공에 등장한 다른 고고도 비행물체를 다시 격추했다.


한편 미국의 연이은 격추 소식에 반발하듯 중국도 자국 영공에 등장한 미확인 비행물체에 대한 격추를 예고하며, 하늘길을 둘러싼 국제 안보 위기 우려가 커졌다. 중국 칭다오시 지모구 해양발전국은 전날 르자오시 인근 해역에서 미확인 비행물체를 발견했고, 격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격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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