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폭락' 클레이 전면 개편? "올해 생태계 확장 본격화"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3.02.1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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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일현 클레이튼재단 마케팅 팀장 "클레이튼 생태계 확장, 참여확대 통해 플랫폼 활성화 도모"

조일현 클레이튼재단 마케팅 팀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조일현 클레이튼재단 마케팅 팀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테라·루나, FTX 사태를 거치며 VC(벤처캐피털) 등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했고 블록체인 업계에 대한 신뢰도 무너졌다. 그래도 기술은 살아남았고 더 발전했다. 올해는 토큰노믹스(Tokenomics, 토큰기반 경제) 개선 등을 통한 클레이튼 블록체인 메인넷 생태계 확장에 주력할 것이다."

클레이튼재단의 마케팅 총괄인 조일현 팀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까지는 클레이튼재단의 많은 자원이 기술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투입됐다"며 "올해는 국내외 개발자들이 클레이튼 플랫폼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이같은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글로벌 서비스를 유치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레이튼(Klaytn)은 카카오 자회사 크러스트유니버스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클레이(KLAY)가 이 플랫폼에서 통용되는 토큰(코인)이며 클레이튼재단이 블록체인 메인넷 플랫폼과 이 플랫폼에서 구현되는 각종 인프라 등의 운영을 맡고 있다.

플랫폼 운영의 주요 사항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들을 클레이튼재단 및 국내외 31개 주요 기업들로 구성된 GC(거버넌스위원회)로만 규정, 완전분산 및 탈중앙화라는 가치가 불식됐다는 점에서 이더리움 등 여타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차이가 있지만 그만큼 속도와 디앱(탈중앙화 앱)에 필요한 실용성을 키우려 한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클레이 가격은 2021년 3월 4800원을 웃돌았다가 최근에는 250원 선으로 떨어져 고점 대비 낙폭이 95%에 이른다. 이 때문에 클레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클레이튼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주도한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 모의실험 연구사업의 기반기술로 클레이튼의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돼 기술 우수성과 안정성을 증명하기는 했지만 클레이튼 플랫폼을 활용한 주요 서비스는 아직 많지 않다. 이 역시도 클레이 투자자들의 원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같은 불만에 대응해 클레이튼은 클레이 총발행물량 100억개 중 미유통 물량 70억개 중 일부를 소각하는 등 방안을 지난해 내놓기도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온 바 없다. 클레이튼은 올해 재단 운영 방식부터 생태계 참여자 확대, 클레이 물량 소각 여부 등을 포함한 다각적인 내용을 조만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조일현 클레이튼재단 마케팅 팀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조일현 클레이튼재단 마케팅 팀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조 팀장은 "최근 블록체인 업계의 거품이 대폭 꺼진 와중에서도 '확장성' '탈중앙화' '보안성' 3가지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블록체인의 트릴레마(Trilemma, 세 가지 요소 간 상충관계로 인한 모순)를 해소할 수 있는 기술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했다.


또 "과거에는 지속가능성이 증명되지 않은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ICO(가상화폐공개)에 엄청난 자금이 몰리는 등 거품이 있었다"며 "이제 블록체인 업계는 지속가능성, 결합성, 투명성, 그리고 블록체인 생태계에 참여한 이들로 구성된 커뮤니티의 확대 등을 동시에 도모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했다.

즉 ICO로 조달한 자금에 기대 연명하는 게 아니라 자체 수익모델을 갖추는 등 자생력(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블록체인 플랫폼이 존속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토큰의 발행·예치(스테이킹)·파생상품화 등의 제반 순환구조를 한 데 묶어 생태계를 조성할 능력을 의미하는 결합성(Composability)도 필수적이다. 제2의 테라·FTX 사태를 방지하고 생태계 내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투명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 팀장은 "인위적 방식으로 클레이의 가치(가격)를 끌어올리기보다는 클레이튼 플랫폼 활성화에 주력하려고 한다"며 "이 과정에서 클레이의 가치도 재조명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즉 기존 GC 참여사 외에도 클레이튼 커뮤니티도 노드 운영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생태계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클레이튼 플랫폼에 더 많은 개발자를 유치해 기존 개발자 커뮤니티를 보강하며 클레이튼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가 현실화하면 클레이의 가치도 부양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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