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 팔면 죽는다"..AI 상용화에 분주한 기업들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윤지혜 기자 2023.02.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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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생성 AI 시대, 한국은 어디로] 2-①

편집자주 사람처럼 대화하는 '생성AI 신드롬'이 거세다. 챗GPT 쇼크로 빅테크의 AI 개발경쟁이 불붙은 것은 물론, 우리 일상과 사회 각 분야로 AI가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이는 기존 관행과 질서에 상당한 변화와 충격을 몰고 왔다. 도구로서 효용성이 큰 반면, 대필과 표절 등 악용사례도 잇따른다. 생성AI 시대를 마주한 한국의 현주소와 논란, 그리고 대처법을 짚어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챗GPT 열풍' 속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업계도 올해 초거대 AI 상용화에 가속도를 붙인다. 한국어로 특화된 생성 AI로 검색·챗봇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는 목표다. 게임업계는 사람처럼 소통하는 가상인간 개발에 AI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유료 서비스 출시를 앞둔 챗GPT처럼 한국형 초거대 AI도 연구실을 넘어 일상을 혁신해 '돈 버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NAVER (183,100원 ▲400 +0.22%))는 자체 초거대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 기반의 서치GPT를 올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 검색과는 별도의 서비스로, '서울 지하철 요금 알려줘'라고 질문하면 최신 데이터를 출처와 함께 요약해 제공하는 형태다. '노트북 싸게 구매하는 방법 알려줘'와 같이 의견·조언을 묻는 질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답변할 예정이다.



AI콜·하이퍼챗·OCR 등 하이퍼클로바 기반의 B2B 유료 솔루션도 강화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초거대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유료 B2B 솔루션 시장이 계속해서 열리고 있다"라며 "GPT에 대한 다양한 투자를 통해 앞으로 더욱 수익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카카오 (47,500원 ▲100 +0.21%)는 카카오브레인의 AI 모델 'KoGPT'를 카카오톡에 연계할 예정이다. '톡비서 죠르디' 챗봇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소상공인의 광고문구를 대신 작성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지 생성모델 칼로(Karlo)가 카카오톡 프로필·배경 사진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상반기 중 출시한다. AI로 흉부 엑스레이 촬영결과를 판독하는 서비스도 호주에서 출시한다.



오픈AI의 챗GPT나 네이버와의 차이점이라면 파라미터(매개변수)구 수천억개 수준인 초거대 AI가 아니라 중소형 모델로 인프라 비용부담을 줄이면서 효율성은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통사 'AI 콜센터', 게임사 '가상인간'에 꽂혔다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가상 아이돌그룹 '메이브'. /사진=넷마블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가상 아이돌그룹 '메이브'. /사진=넷마블
이동통신사는 상담사를 대체할 '인공지능 콜센터'(AICC)에 주목한다.

SK텔레콤 (51,100원 ▲100 +0.20%)은 대화형 AI 서비스 '에이닷'을 고도화해 연내 정식 출시한다.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그림·동작 등을 인지·추론하는 '멀티모달' △과거 대화내용을 바탕으로 답변하는 '장기기억' 등을 더해 사람처럼 대화하는 AI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KT (34,100원 0.00%)도 초거대 AI '믿음'을 기반으로 금융사와 'AI 고객센터' 구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9,800원 ▲50 +0.51%)도 LG의 초거대 AI '엑사원'을 활용해 고객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B2B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게임사는 게임 몰입도를 높일 '가상인간' 만들기에 나섰다. 자체 초거대 AI 모델은 없지만, 이미 보유한 3D 캐릭터 제작기술에 AI를 더한다는 방침이다. 넷마블 (54,500원 ▲1,400 +2.64%)의 가상 아이돌그룹 '메이브'가 데뷔한 가운데, 크래프톤 (232,500원 ▲7,000 +3.10%)은 이용자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대화형 AI '버추얼 프렌드'를 연내 공개한다. 엔씨소프트 (171,800원 ▼700 -0.41%)도 디지털 휴먼 사업에 R&D 역량을 집중한다. GPT-3와 같은 AI 언어모델을 게임 제작에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대형 게임회사인 넷이즈도 생성형 AI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챗GPT라는 게임 체인저의 등장으로 향후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주도권 경쟁 심화와 이에 따른 산업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초거대 AI는 구축·운영에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만큼 글로벌 빅테크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가운데, 수익화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실적 발표에서 "전세계적으로 AI 모델이 아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AI 기반 사진 수정앱 렌사(Lensa) 서비스도 초반 각광을 받았으나 유사 서비스가 20종 이상 출시되며 경쟁력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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