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당뇨병 환자, 운동해야 하는 이유 또 생겼다…심방세동 위험 '뚝'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3.02.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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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형 당뇨병 환자, 운동해야 하는 이유 또 생겼다…심방세동 위험 '뚝'


제2형 당뇨병을 가진 환자는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규모 연구를 통해 당뇨병 환자의 신체 활동량이 심방세동 위험도를 낮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0일 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팀(박찬순 전임의)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09~2012년 심방세동 병력이 없는 제2형 당뇨환자 181만5330명을 대상으로 규칙적인 신체활동의 변화와 심방세동 발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코호트 방식으로 분석·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코호트 연구란,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추적하고 연구 대상 질병의 발생률을 비교해 요인과 질병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 방법이다.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 박찬순 전임의. /사진=서울대병원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 박찬순 전임의. /사진=서울대병원
심방세동은 심방에서 발생하는 '빠른 맥'의 형태로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두근거림, 흉부 불편감을 호소하며 심한 경우 어지러움과 호흡곤란을 동반한다. 심방세동은 뇌졸중·치매의 주요 위험요인이다. 고령화와 함께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 당뇨병 환자들에게서의 심방세동 발생이 흡연, 음주, 낮은 신체활동 등의 생활습관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신체활동의 증가·감소가 심방세동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된 바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 181만5330명의 활동량 변화를 2년 간격으로 평가해 환자를 ▲지속적 비운동자(비활동→비활동) ▲운동 중도 탈락자(활동→비활동) ▲새로운 운동자(비활동→활동) ▲운동 유지자(활동→활동)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약 5.6년간 활동량 변화에 따른 심방세동의 발생 위험도를 추적 관찰했다.
  당뇨병 환자의 활동량 변화와 심방세동 발생 위험도의 상관관계. /그림=서울대병원 당뇨병 환자의 활동량 변화와 심방세동 발생 위험도의 상관관계. /그림=서울대병원
그랬더니 지속적 비운동자 그룹에서 심방세동 발생 위험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새로운 운동자 그룹은 지속적 비운동자 그룹에 비해 심방세동 위험도가 약 5% 유의하게 낮았다.

반면 지속해서 높은 신체 활동량을 보인 운동 유지자 그룹은 지속적 비운동자 그룹보다 약 9% 낮은 심방세동 위험도를 보였다.


새로운 운동자(왼쪽 그래프)와 운동 유지자(오른쪽 그래프) 그룹의 에너지 소비량에 따른 심방세동 위험도 비교. /그림=서울대병원새로운 운동자(왼쪽 그래프)와 운동 유지자(오른쪽 그래프) 그룹의 에너지 소비량에 따른 심방세동 위험도 비교. /그림=서울대병원
또 1주일 동안의 활동량을 운동강도로 표현했을 때, 활동량이 적었던 사람이 1500MET-min 이상 활동량이 증가하는 경우와 활동량이 많았던 사람이 1000MET-min 이상의 활동량을 유지하는 경우에 심방세동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MET-min'은 신체 활동량을 나타내는 에너지 소모량의 지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 환자에서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심방세동의 위험도를 줄일 수 있는 인자라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이를 기반으로 심방세동 위험도를 줄이기 위한 적정 신체운동 활동 범위를 권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최의근 교수는 "생활습관 교정이 심방세동의 위험도를 효과적으로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환자에게 적극적인 생활습관 교정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당뇨 관리(Diabetes Care; IF 17.152)'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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