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비자들은 왜 유튜브뮤직 먹통엔 잠잠할까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3.02.10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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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뮤직 캡처/사진=유튜브뮤직 캡처


"누가 이런 일로 환불을 요구하나요?" "네가 한 달간 깨어있는 시간 대비 서비스 오류시간을 계산하면 12달러 구독료의 1센트 수준일 것."

지난 24일(태평양 표준시 기준) 오후 1시50분부터 약 5시간 동안 발생한 '유튜브 뮤직' 오류에 한 해외 이용자가 "해당 기간 손실에 대해 환불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자 이런 댓글이 쏟아졌다. 유튜브 뮤직은 광고 없이 유튜브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료 멤버십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 대상 무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이번 오류로 전 세계 약 8000만명의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들이 보관함에 저장된 곡이 사라지는 등 불편을 겪었지만 정작 '구글이 보상해야 한다'는 지적엔 부정적인 반응이 주류다. 한 이용자는 "2~3시간 서비스 중단으로 보상을 요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웃음이 필요했는데 고맙다", "페이팔을 알려주면 0.000005센트를 환불해주겠다" 등 환불요구를 과민반응으로 치부하는 글도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서비스에서 오류가 발생할 때마다 유·무료를 막론하고 보상을 언급하는 국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가 장시간 먹통이 된 후 이런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수시로 서비스를 유지·보수하는 부가통신사업자 특성상 접속오류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데도, 최근엔 10분 미만의 장애까지 생중계되며 비판 여론이 쏟아진다.



정작 유튜브 뮤직에 대한 보상요구는 국내서 잠잠하다. 닐슨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은 지난해 4분기 국내 안드로이드 이용자 중 MAU(월간활성이용자)가 1위(488만명)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구글뿐 아니라 지난 2년간 트위터·텔레그램·텔레그램 등에서 오류가 잇따랐지만, 보상 요구가 빗발치진 않았다.

업계에서 '국내 서비스에만 가혹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서비스 오류에 대한 국내외 이용자 간 시각차는 있을 수 있지만 국내 이용자 사이에서도 한국 기업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오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조차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이 반영되는 듯해서다. 일상의 디지털 전환은 크고 작은 오류와의 공존을 의미하기도 한다. 작은 실수에도 과도한 비판을 하기보단 인터넷기업이 서비스 안정성을 강화하도록 독려하는 관용이 필요해 보인다.
[기자수첩] 소비자들은 왜 유튜브뮤직 먹통엔 잠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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