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태원 분향소 철거 일주일 연기"…유족 "분향소 지킬 것"

머니투데이 정세진 기자 2023.02.0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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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지난 6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시민합동분향소에서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영정을 어루만지고 있다./사진=뉴스1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지난 6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시민합동분향소에서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영정을 어루만지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가 서울광장 추모 분향소 자진철거 시한을 오는 15일 오후 1시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시청 분향소를 지킬 것"이라며 서울시의 철거 요구를 거부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는 7일 오후 '서울시와 더 이상의 직접 소통을 중단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 발표에 대해 "협의회는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오신환 정무부시장은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는 유가족의 비통한 심정을 이해해 서울시가 기존에 제안했던 녹사평역에 대한 수용여부와 불수용시 유가족 측이 생각하는 추모공간 대안을 이번 주말인 12일까지 제안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오신환 정무부시장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가족의 소통과정에서 유가족 측은 녹사평역 인근 공공건물, 특히 용산구청과 녹사평역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용산구청은 사정상 이용이 어려워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내 이용가능한 공간을 제안했고 유가족 측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오 부시장은 "유가족 측이 이번 주말까지 선호하는 공간을 제안해 줄 것으로 요청한다. 그 시간까지 앞으로 일주일 동안 행정대집행을 미루겠다"고 말했다.

유가족 측은 오 부시장의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는 서울시의 오늘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며 "일방적인 면담요청만 있었고 추모, 소통공간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21일 제안한 민간건물 3곳 이외에 어떤 제안이나 협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 정무부시장은 브리핑에서 "기습적인 추모공간 설치는 불법상황으로 2차 계고까지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기존에 제안했던 녹사평역에 대한 수용여부와 불수용시 유가족 측이 생각하는 추모공간 대안을 12일까지 제안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뉴스1 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 정무부시장은 브리핑에서 "기습적인 추모공간 설치는 불법상황으로 2차 계고까지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기존에 제안했던 녹사평역에 대한 수용여부와 불수용시 유가족 측이 생각하는 추모공간 대안을 12일까지 제안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뉴스1
그러면서 "그것도 유가족들에게 직접 제안한 것도 아니고 내용면에서도 유가족으로서는 수용이 불가능한 제안이었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공식적으로 세종로 공원 분향소 설치를 요청했음에도 이를 단박에 거절하고 녹사평역 지하 4층을 '기습적으로' 제안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유가족들의 의사와 관계 없이 녹사평역 지하 4층으로 분향소를 옮기라는 무언의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더 이상 서울시와 직접 소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4일 유가족들이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 행진을 하던 도중 서울시청 앞 광장에 기습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했다. 서울시는 분향소 철거를 요구하며 지난 6일 오후 1시를 기한으로 하는 1차 계고장을 보냈다.

지난 6일에는 전기난로를 분향소로 반입하려는 유족을 경찰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유족 2명이 119구급대에 실려 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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