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서 연인과 춤췄다가 '징역 10년'…이란 "국가안보 해친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3.02.01 13:57
글자크기
공공장소에서 춤을 춘 이후 체포된 아스티아즈 하키키(21)와 아미르 모하다므 아마디(22)가 춤을 추는 모습 /사진=BBC 갈무리공공장소에서 춤을 춘 이후 체포된 아스티아즈 하키키(21)와 아미르 모하다므 아마디(22)가 춤을 추는 모습 /사진=BBC 갈무리


거리에서 춤을 추는 동영상을 올린 20대 이란 커플이 국가 안보에 반한다는 혐의로 실형에 처해졌다.

영국 BBC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타워에서 춤을 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은 아스티아즈 하키키(21)와 아미르 모하마드 아마디(22)에 커플에 대해 보도했다.

약혼 관계인 두 사람은 200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 중인 인플루언서로 자신들이 춘 짧은 춤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직후 자택에서 체포됐다.



이후 이들은 '부패와 성매매를 조장하고 국가 안보에 반하는 선전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두 사람 각각의 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은 총 10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과 출국 금지 처분도 내려졌다.



BBC는 하키키와 아마디가 영상에 이란 정부와 시위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이들 체포는 이란 반정부 시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이란 반정부 시위 참여자들은 정부에서 금지한 여성들의 '춤'과 '노래'를 통해 간접적으로 항의 의사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남성이 있는 공공장소에서 여성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여성은 결혼식과 생일잔치와 같은 특별한 날에, 남녀가 분리된 공간에 있을 때만 춤과 노래를 즐길 수 있다.


마침 하키키와 아마디 커플이 춤을 춘 장소인 '아자디 타워'의 명칭은 페르시아어로 '자유'를 의미하기도 한다. 한 밤 공개장소에서 남녀가 춤을 추는 장면은 할리우드 영화 '라라랜드'를 연상시킨다.

한편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마흐사 아마니(22)가 '히잡을 바르게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체포된 이후 의문사한 것을 계기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