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中 리오프닝, 소비 폭발로 물가상승 부추길 수도"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3.02.0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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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상하이 홍차오역에 몰린 인파들/사진=로이터지난 1일(현지시간) 상하이 홍차오역에 몰린 인파들/사진=로이터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될 경우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펜트업' 수요 확대로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공급망 차질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무역이 1년간 최대 0.5% 둔화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왔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이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공동세미나'에서 발표한 '향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그간의 공급차질은 주요 중간재 공급제약 및 비용상승 등을 통해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고 주요국에서 물가상승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은 코로나19(COVID-19) 기간중 '제로 코로나' 정책 유지로 공급망 차질이 지속됐으나 최근 조기 리오프닝으로 경제 정상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국장은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그간의 공급차질은 주요 중간재 공급제약 및 비용상승 등을 통해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고 주요국에서 물가상승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리오프닝이 본격화할 경우 글로벌 경기를 진작하는 효과가 크겠지만, 주요국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공급망 차질 완화라는 하방 요인과 원자재 수요 확대라는 상방 요인이 함께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공급망이 정상화되면 물가를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면서 물가를 올리는 상하방 요인이 함께 있다는 의미다.

한은이 국가별 공급망 압력지수를 통해 분석해본 결과 중국의 공급망 차질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무역은 1년간 0.3~0.5% 정도 둔화되고 글로벌 물가상승률은 0.2~0.5%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김 국장은 또 중기적으로는 미·중 갈등, 지정학적 긴장 등에 따른 분절화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장기적으로 분절화 정도에 따라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0.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핵심품목 수출이 주로 미·중에 편중되어 있고 주요 원자재 수입의존도도 높기 때문에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사드사태(2017년)시 우리 대(對)중 수출이 추세대비 3% 정도 줄어들었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될 경우 우리 수출과 GDP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은 상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김 국장은 "특히 최근 무역·기술 분절화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의 경우 분절화로 인한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있지만 다변화, 기술혁신 등을 통해 리스크 현실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거시적으로는 팬데믹 이전과 달리 공급능력 제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서 물가와 경기 간 상충관계(tradeoff)가 확대될 수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김 국장의 제언이다.

김 국장은 "산업 측면에서는 그간 중국 특수로 인해 지연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한편 다변화 등을 통해 공급망의 복원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 최근 분절화는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적 요인이 맞물려 있는 만큼 민·관이 협력해서 공동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기술·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논의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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