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지배구조 투명해야"…오늘 우리금융 회장 후보 심층면접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3.02.0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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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리스트 4명 심층면접 후 3일 단독후보 추천
尹대통령 금융위 업무보고서 '지배구조' 언급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인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 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사진=우리금융 제공, 머니투데이DB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인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 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사진=우리금융 제공, 머니투데이DB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관치' 논란에 선을 긋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현재 진행 중인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이른바 '주인없는 기업'(소유분산 기업)의 공공성과 바람직한 지배구조에 대한 원론적인 언급이란 해석도 있지만 금융권에선 발언의 진의에 대해 여러 해석이 오간다.

1일 대통령실과 금융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에서 "(금융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며 "그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은행의 거버넌스(지배구조)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은행은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이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금융그룹 회장 인선 절차와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잇따라 내놓은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우리금융 회장 인선 과정에 대한 질의에 "주인이 없는 조직에서 CEO를 어떻게 선임하는 게 맞는지 질문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지금의 시스템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도 이에 앞서 "(우리금융) 롱리스트(1차 후보군)가 어떤 기준과 경로로 작성된 건지, 숏리스트 기준이 무엇인지, 결국 일주일 만에 다 결정이 나는 건데 평가에 필요한 적정 시간이 확보되고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걱정이 있다"고 했다.

금융권에선 윤 대통령의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언급이 주인없는 기업인 KT, 포스코와 함께 우리금융을 정면으로 겨눈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KT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 결정에도 단일주주로는 최대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9.9%)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국민연금이 8.5% 지분율 보유한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난다.

금융회사 중심의 과점주주 체제인 우리금융은 손태승 회장이 결국 용퇴 의사를 밝혔으나 금융당국 중징계 이후 거취 결정 과정에서 정부와의 갈등이 표면화했다. 오는 3월 물러나는 손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들이 대거 참석한 지난달 30일 대통령 업무보고에 유일하게 초청받지 못해 불참했다.


금융당국 수장들에 이어 대통령까지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를 언급하면서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고민도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7일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이상 내부 현직),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내부 출신),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외부) 등 4명을 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임추위는 이날 후보자 4명에 대해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3일 추가 면접을 실시한 후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사정을 잘 아는 금융권 관계자는 "임 전 위원장의 후보직 수락 이후 관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권 차원에서 특정 인물을 낙점하고 밀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통령까지 금융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임추위가 최대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차기 회장을 선임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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