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바이투게더,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5년 간 이룬 성장은 이들의 지난 디스코그래피를 다시 흝고서야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장르의 다채로운 변화뿐만 아니라 노래마다 변질적인 창법을 쓰는 멜로디에 대한 이해 등이 '이름의 장: TEMPTATION'에 이르러 완벽에 가까웠다. 마냥 힘을 강조하지도, 마냥 감각에 의존하지도 않은 채 멜로디를 따라 가장 적합한 것들의 음정을 띄웠다. 서사가 전면으로 강조된 것이 아까울 정도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고조된 분위기를 당기는 타이틀곡 'Sugar Rush Ride'는 경쾌한 얼터너티브 팝과 펑키한 기타, 휘파람 등을 활용했지만 멤버들의 목소리에 의해 더 진한 감성을 오간다. 끈적한 숨소리나 호흡으로 치명적인 느낌을 발산하고, 멜로디와 한발 떨어져 새로운 감성을 중첩시킨다. 그러다 "The devil said" 이후 노래 분위기가 한번 더 반전된다. 판소리 춘향가의 한 대목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를 차용해 악마의 속삭임을 흥미롭게 표현한다.
미국 팝스타이자 래퍼인 코이 르레이(Coi Leray)가 피처링한 'Happy Fools(해피 풀스)'는 유혹에서 벗어난 보다 밝은 차원의 음율을 틔워낸다. 보사노바 사운드 위로 반복적으로 뱉는 "Happy"는 기분 좋게 귀를 휘어감고, 코리 르레이가 발랄하게 얹는 싱잉은 감각적인 느낌을 더한다. 이어지는 'Tinnitus(티니투스)(돌멩이가 되고 싶어)'는 유혹의 고비를 넘긴 후 찾아든 공허함을 아프로 비트 위로 그루브하게 맺음하며 짙은 고뇌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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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구절이 문득 뇌리를 스친다. 유혹에 흔들리는 청춘의 단면을, 그 어떤 이해의 여지라도 품을 수 있게끔 위로하듯 감싸는 '이름의 장: TEMPTATION'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지닌 서사의 힘을 보여준다. 그리고 분주하게 다양한 감정을 틔워낸 멤버들의 가창은 커다란 공감을 가질 만큼 단단하고 또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