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로 미리 본 실적…한전·가스공사 주가는?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3.01.2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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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로 미리 본 실적…한전·가스공사 주가는?


적자와 미수금으로 앞날이 깜깜했던 에너지 공기업주에 볕 들 날이 올까. 올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요금, 가스비가 에너지 공기업 주주들의 걱정을 한시름 덜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종가 기준 한국전력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0.49% 오른 2만400원이다. 한국전력 주가는 올해 개장 첫날부터 11.24% 큰 폭 하락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연초 1만9350원 대비 현재 5.4% 오르긴 했지만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다. 20일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연초(3만3250원)와 비슷한 3만3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연말 3만9000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해 더딘 상승세다.



국내 대표 에너지 공기업주 주가가 연초 부진한 건 요금 인상 때문이었다. 예상보다 적게 올리거나 동결하면서 시장이 크게 실망한 탓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전력은 30조921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대비 적자폭이 427.66% 커진 규모다. 지난해 4분기 역시 동절기 재고 비축 등으로 급등한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이 연료비에 반영돼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추정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적자는 쌓여가는데 전기요금 인상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하기로 했다. 역대 최대 인상폭이지만 기존에 산업부가 주장한 인상폭(51.6원/kWh)의 4분의 1수준으로, 주식시장 기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을 분석하는 증권사 10곳 중 3곳이 투자의견 '중립', 한 곳이 '매도'를 권하는 상황이다.

한국가스공사 사정도 좋지 않다. 부채비율은 430% 안팎, 미수금 규모(발전용 포함)는 약 10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목표주가도 계속 하향되는 추세다. 지난해 7월 평균 5만8000원 이상이었던 목표주가는 현재 5만2000원대 수준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이후 미수금은 약 1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수금이 과거 손익계산서에 영향을 미친 적은 없지만 과거 경험을 기반으로 위험도를 과소평가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 연초부터 금융당국 수장들이 요금 인상을 언급하고 있다. 증권가는 1분기 전기요금 인상 결정 이후 한국전력 주가가 급락했지만 남은 분기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기요금 인상 폭은 작년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 역시 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미수금을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정부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문제를 동일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가스공사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공사의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2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이익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년 연속 두 자릿수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등 유틸리티 섹터 내 가장 돋보이는 이익 흐름을 보여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가스공사는 배당주로서의 가치도 주목된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당에 변수로 작용하는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약세 흐름을 보여주지 않는 한 2023년은 별도 실적 개선에 의한 배당주로서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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