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했던 휴전…벨라루스와 '합동 훈련' 러, 50만명 추가동원?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1.0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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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2월 1일 벨라루스에서 비행훈련…"푸틴, 15일 최대 50만명 추가 동원령 내릴 수도"

러시아 국방부가 2022년 12월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 러시아 군인들이 벨라루스의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훈련하고 있다. /AP=뉴시스러시아 국방부가 2022년 12월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 러시아 군인들이 벨라루스의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훈련하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곧 1년을 맞이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획에는 '종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교회 성탄절 기념 '36시간 휴전' 선포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이어간 데 이어 우방국인 벨라루스는 러시아와의 합동 군사훈련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오는 16일부터 2월 1일까지 합동 전술비행훈련을 실시한다. 훈련 중에는 공군과 방공군의 모든 비행장과 훈련장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군(러시아·벨라루스 연합군)은 거의 중단 없이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며 "훈련 강도를 꾸준히 높이고 있다. 목표는 모든 전선에서 침략자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군 1000여 명은 이미 이번 훈련을 위해 벨라루스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의 군사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비공식 텔레그램 채널에 따르면 이날까지 러시아군 1400~1600명이 벨라루스 북동부의 비시엡스크에 도착했다. 러시아 매체 리아노보시티는 이들이 러시아 우주군 항공부대라며, 15대의 열차로 이틀 동안 700~800명씩 나눠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에서 벨라루스 비시엡스크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군과의 합동 훈련, 자국 영토 제공 등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여 가능성은 재차 부인하고 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10월 국경 지역 상황 악화를 이유로 러시아군 9000명가량이 참여하는 러시아·벨라루스 합동 지역군 창설을 발표했었다. 이에 앞선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첫 공격이 시작될 당시 러시아군이 벨라루스를 출발점으로 삼았던 만큼, 합동 지역군 창설은 벨라루스군의 전쟁 참여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나 서방 동맹국이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경우에만 참전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돈바스에서 포격으로 건물 곳곳이 무너진 채 검은 연기가 퍼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교회 성탄절을 기념해 이날 자정까지 휴전을 선포했지만 그의 선언은 지켜지지 않았다.  /로이터=뉴스1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돈바스에서 포격으로 건물 곳곳이 무너진 채 검은 연기가 퍼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교회 성탄절을 기념해 이날 자정까지 휴전을 선포했지만 그의 선언은 지켜지지 않았다. /로이터=뉴스1
외신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이번 합동 훈련 실시 소식은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전해졌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러시아가 새로운 대규모 공습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미국 국방부는 6일 "푸틴 대통령은 병력 손실이 계속되더라도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 목표를 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오는 15일 최대 50만명의 추가 동원령을 내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9월에 발령된 30만명 동원령보다 많은 규모로,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36시간 휴전' 선포에도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공격은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총격을 저지해야 했던 순간에 최소 2명이 포격으로 사망했다"며 러시아의 임시 휴전 기간에도 전투와 민간인 사망이 계속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러시아 국방부는 8일 새해 우크라이나 점령지 내 자국군 임시숙소 폭파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나섰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군 6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정오부터 시작된 '36시간 휴전' 종료 이후 발표된 것이다. 외신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군 600명 사망' 주장에 대한 근거가 없다며 국방부의 이번 발표는 러시아 내 분노와 비판을 가라앉히기 위한 선전용일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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