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지난해 8월 갤럭시언팩에서 4세대 폴더블폰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6일 삼성전자는 2022년 4분기 잠정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69.0% 감소했다. 이는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크게 하회한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삼성전자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72조7226억원, 영업이익 6조8737억원이었다.
삼성전자 MX사업부 실적 추이. 2022년 4분기는 추정치. /자료=김승한 기자
하지만 2021년 4분기와 비교해봐도 지난해 영업이익 하락폭은 너무 크다. 이는 원자재값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압박 때문이다. 특히 삼성폰 원가 비중에서 10~20%를 차지하는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의 가격 상승이 직격탄을 날렸다. 삼성전자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3분기 모바일AP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0% 올랐다. 4분기를 포함하면 증가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된 달러 강세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은 원자재 구입 시 달러로 계산한다. 달러 인상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원가가 오르면 이에 따른 출고가도 인상해야 하는데 삼성은 지난해 8월 출시한 4세대 폴더블폰 가격을 전작 수준으로 유지했다. 이는 곧 삼성 모바일 사업부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이 됐다.
문제는 이같은 어려움이 올해도 지속된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추가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기업 실적 악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 등이 올해도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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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고가 인상 압박에 놓였다. 업계에선 내달 출시되는 갤럭시S23 시리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값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삼성전자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며 "내부에서 출고가 인상에 대한 논의가 이미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이 갤럭시S23 시리즈부터 자체 개발한 모바일AP '엑시노스' 비중을 줄이고 퀄컴 스냅드래곤으로 100% 전환하는 것이 유력해지면서 가격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그간 출시 지역에 따라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을 갤럭시S 시리즈에 교차 적용해왔다. 지난해 삼성 프리미엄 라인업의 퀄컴 칩 탑재 비율은 75%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