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기요금 인상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1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안 대국민 설명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창양 장관은 "올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세계적 에너지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 에너지 요금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에너지 수입액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이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내는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1600원에 사용량에 따른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 등을 더해 결정된다. 4인 가구가 한달 동안 307kWh의 전기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한달 전기요금은 올해 12월 기준 4만6382원에서 내년 1월 기준 5만0404원으로 4022원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산업부는 앞서 국회에 제출한 한전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통해 "2023년 kWh당 전기요금 51.6원을 올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필요인상분의 4분의 1 수준으로 2026년까지 목표로 한 한전의 누적적자 해소에 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산업부는 동절기 난방 수요 증가를 고려해 가스요금은 동결하되 2분기 이후 인상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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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장관은 이날 전기요금 인상 발표 후 질의응답을 통해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은 연간 7조원대 추가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소한 그정도 적자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수요가 감소하는 만큼 '팔수록 손해'인 한전의 적자 해소 효과가 커질 것이란 계산이다.
한편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취약계층 부담 증가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선 에너지바우처와 연탄쿠폰 등 보조를 확대하고 한전·가스공사와 협조해 요금할인 및 감면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바우처 단가는 올해 12만7000원에서 2023년 19만5000원으로 6만8000원 인상하고, 연탄쿠폰 단가 역시 7만4000원 인상한 54만6000원으로 정했다.
또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350만가구에 대해선 복지할인 가구 평균사용량인 313kWh까지 인상 전 단가를 적용하고 가스요금 감면폭 확대 조치도 취한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내년 1분기 인상분을 3년에 걸쳐 3분의 1씩 분산 반영하고 중소·중견기어에 대한 '효율진단-융자·보조-스마트관리' 등 3종 패키지로 집중지원할 방침이다.
이창양 장관은 "현재 세계 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감안할 때 에너지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는 에너지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 원전 등 저원가 발전원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우리 경제를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공공부문 산업부문 등 모든 경제주체와 함께 노력해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