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선행지표로 불리는 구리값은 경기침체 여파로 올초,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작년말까지만 해도 톤당 1만달러를 상회하던 구리 가격은 지난 10월 기준 7400달러 선까지 추락했다. 경기 불황으로 구리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리오프닝 본격화도 구리 가격을 밀어올리는 재료다. 중국은 전세계 구리 수요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리오프닝 본격화로 미뤄뒀던 인프라 건설 등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인프라 사업 인가를 냈는데 내년부터 이에 대한 정책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한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월부터 강화된 중국의 거시경제 정책과 대규모 인프라 사업 등이 구리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며 "내년 2~3분기 중으로 중국의 경기부양 효과가 본격적으로 구리 가격에까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증권가는 내년 원자재 투자에 있어 구리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경기가 침체에서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다른 산업금속에 비해 구리가 더 가파르게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 내년엔 구리 가격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불확실한 거시경제 요소가 남아 있어 내년 1분기까지 부침을 겪을 순 있으나 2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구리 실물 수급이 빡빡한 상황에서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형성됐고 내년 2분기부턴 구리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내년엔 톤당 7000~9500달러 범위 내에서 평균 8200달러를 형성할 것"이라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본격화, 유럽의 에너지 위기 해결, 재고 최소화와 에너지 전환으로의 수요 급등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 구리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리에 투자하려면 구리 가격을 추종하는 금융상품을 매수하거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국내 ETN(상장지수증권)으론 'KODEX 구리선물(H) (6,545원 ▼40 -0.61%)', 'TIGER 구리실물 (9,800원 ▼90 -0.91%)' 등이 있고 미국 ETF '인베스코 DB 베이스 메탈 ETF' 등이 있다.
다만 미국 규제당국이 원자재, 부동산 등의 금융상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PTPP(공개 거래 파트너십) 규제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증권가는 PTP 규제에 적용되는 상품들에 대해 알아본 후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