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지갑에 연말에도 '집콕'...디즈니vs넷플릭스 승자는?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22.12.1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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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로 살아남기]

편집자주 국내외 증시 불안으로 한창 뜨겁던 서학개미 열풍이 주춤합니다. "잘 모르면서 괜히 해외주식을 샀나?", "지금이라도 다 팔아야 할까?" "새로운 기회는 없을까?" 마음이 복잡한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서학개미로 살아남기 위한 알짜 정보들,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시죠.

사진=머니투데이DB사진=머니투데이DB


#. 40대 직장인 이지은씨(가명)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가족 여행을 준비하다 포기했다. 최근 아파트 대출 이자에 신용 대출 이자까지 크게 늘어 아무리 계산해봐도 4인 가족 여행경비가 빠듯해서다. 불편한 마음으로 돈을 아끼며 돌아다니느니 차라리 집에서 홈파티를 하며 넷플릭스나 보자고 마음 먹었다. 이씨는 몇달전 월 이용료 인상으로 해지했던 넷플릭스에 다시 가입할 예정이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코로나 시대의 최대 수혜주는 넷플릭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련 주식의 상승세도 가팔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외부 활동 제한이 완화되면서 OTT 서비스의 인기도 다소 시들해졌다. 넷플릭스의 최근 주가는 연초 대비 5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새로운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의 인기가 여전히 유효한 만큼 오프라인 시장에 영화를 제작 배급함과 동시에 OTT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월트 디즈니(DIS US), 다양한 자체 콘텐츠와 전세계 OTT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넷플릭스(NFLX US)에 지금쯤 관심을 가져 볼만하다고 조언한다.



월트 디즈니는 만화 영화를 만드는 회사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알고 보면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미디어·OTT·테마파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미디어 34%, OTT 23%, 콘텐츠 10%, 테마파크 33%다.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방대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제작·유통 부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022년 3분기 기준, OTT 시장에서도 디즈니+, ESPN, Hulu 총 구독자수가 2억 3570만명에 이른다.

또 최근 극장가에서는 지난 14일 개봉한 '아바타(물의 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아바타: 물의 길'은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15일에는 29만1485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틀 간 누적관객수는 65만1489명이다.


'아바타(물의 길)'의 미국시장 배급사는 20세기 스튜디오로 디즈니의 자회사이며, 한국 배급 또한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맡는다.

2009년에 개봉한 아바타는 여전히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 흥액 수익은 29억 2292만달러(한화 약 3조8000억원)가 넘는다. 웥트 디즈니의 주가는 연초 156.73달러에서 전날 종가 기준 90.49달러로 40% 넘게 하락한 상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디즈니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밥 아이거 전 CEO(최고경영자)의 복귀가 어떠한 변화를 줄지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그가 복귀하자 마자 월트 디즈니의 주가가 7% 뛰어 오른 것도 이런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비디오 대여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 글로벌 최대 OTT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로 등극했다. 넷플릭스는 '기묘한 이야기', '오징어 게임' 등 자체 제작 콘텐츠의 우위를 가지고 있다. 지역별 매출은 북미 45%, 유럽 및 중동 31%, 남미 13%, 아시아 11%로 올해 3분기 기준 유료 가입자수는 2억 2309만명이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연초 597.37달러에서 전날 종가 기준 290.41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 표준요금제 가격을 14달러에서 15.5달러로 인상한 후 4분기에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했다. 미국은 월 이용료가 7달러이고, 한국은 5500원이다.



이 요금제는 저렴한 대신 해상도가 720p이며 콘텐츠 저장 기능이 없다. 시간당 평균 4분 정도의 광고를 시청해야만 하고 일부 시리즈, 영화는 시청할 수 없다. 시청 가능한 인원도 1명으로 제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은 가격을 선호하는 시청자에게는 충분한 선택지가 되며,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스티븐 카홀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 도입이 가입자 해지율을 하락시키고 안정적인 가입자 추이가 유지될 것"이라며 "올해 실적 추이 개선 및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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