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작품' 만드는 신개념 조리기구, '디자인'으로 탄생하다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2022.12.09 05:40
글자크기

[디자인에서 찾은 기회]②한일프리머스

한일프리머스의 신개념 조리기구 'VOK' /사진제공=한일프리머스한일프리머스의 신개념 조리기구 'VOK' /사진제공=한일프리머스


업력 60년의 1세대 주방용품 제조업체 한일스텐레스의 프리미엄 브랜드 '한일프리머스'에서 개발한 'VOK'(복)이란 제품은 가열도구와 조리용 팬을 일체화한 신개념 조리기구다.

한국의 복(福)을 세계에 알린다는 의미를 담은 이 제품은 기존 요리방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어디서 요리하든 동일한 맛을 내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열원과 조리도구, 조리법 등 조건을 조합해 언제나 일정 수준 이상의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철강회사와 원판업체에서 한정된 스테인리스 소재를 공급받아 금형으로 모양만 만드는 기존 주방용품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제품 개발을 위해 직접 소재를 만드는 데 도전했다. 제품 디자인을 위해선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 게임기 'X-박스'를 디자인했던 미국 유명 디자인 업체 '펜사'(Pensar)와 MOU(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펜사와의 헙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연되던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의 '디자인혁신 유망기업 육성사업' 덕이었다. 한일프리머스는 이 사업을 통해 2020~2022년 디자인경영 역량진단을 받고 마케팅 지원과 신제품 개발, 라이브커머스, 글로벌 마케팅 등 2억원가량의 사업 지원을 받았다. '펜사'의 빈자리를 채워줄 디자인업체 역시 디자인혁신 유망기업 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찾았다.



장은주 한일프리머스 대표는 "'VOK은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기본 디자인은 직접 했지만 양산을 위한 디자인 개발은 경험이 풍부한 업체를 찾아야 한다"며 "디자인혁신 유망기업 지원 사업을 통해 경험이 풍부하고 뛰어난 디자인 업체를 찾고, 비용 측면도 도움받았다"고 설명했다.

'VOK'의 완성품이 나오기 이전 중간 결과물을 통한 성과도 나오고 있다. 한일프리머스는 'VOK' 개발과정에서 스테인리스 중간 재료를 알루미늄에서 철로 대체한 '아이언코어' 소재를 개발했고, 특허를 등록했다. 또 최근 이 소재를 적용, 인덕션 사용 시 열효율을 높인 주방용품을 선보였다. 자기장 유도가열방식의 인덕션의 경우 알루미늄보다 철이 들어간 제품이 높은 열효율을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육성사업 지원으로 이 회사의 관련 매출은 3배이상으로 성장했고 창업 이후 첫 해외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장은주 대표는 "한일스텐레스 창업주 시절 한국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거점으로 중요해 전 세계 주방용품의 70% 이상을 제조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2차 산업 기업들이 폐업하거나 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겼다"며 "그럼에도 제조업은 여전히 산업의 근간인 만큼 디자인 혁신을 통해 껍질을 벗고 최첨단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