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진출팀 중 평균연령이 가장 낮은 스페인 축구 대표팀의 가비(왼쪽)와 페란 토레스. 각각 18세와 22세의 어린 나이다. /사진=AFPBBNews=뉴스1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종목인 축구의 특성상 매우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특히 참가국 스쿼드의 평균연령이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짙다.
이번 대회에는 추가시간이 많이 주어졌다. 심판들은 VAR 판정시간과 선수 부상으로 인해 소멸된 시간을 전·후반 인저리 타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시간은 90분이라기보다는 100~110분에 가까워졌다.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중요해지는 이유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평균연령이 승패를 가르는 잣대가 될 가능성도 커졌다.
월드컵 결승까지 진출하려면 참가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모두 7경기를 치르게 된다. 지금까지 평균연령이 높은 팀은 토너먼트 8강 전 이후부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였다. 압박의 강도가 떨어지고 수비 배후 공간을 상대에게 내어주는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토너먼트에서는 이른바 '쉬어가는' 경기가 없어 2진급 선수를 투입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여유도 없다. 이 때문에 전력상 앞서고 있는 팀이라고 하더라도 불의의 일격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해 왔다.
브라질 축구 대표팀 선수들. /AFPBBNews=뉴스1
반면 유럽 축구 강국의 평균연령은 상대적으로 낮다. 내심 월드컵 패권을 꿈꾸는 포르투갈(27.3세)과 네덜란드(27.1세), 프랑스(27.09세), 잉글랜드(26.9세)의 평균연령은 모두 27세에 수렴하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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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펼쳐진 4차례 월드컵에서도 남미의 강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평균연령이 높은 편이었다. 어쩌면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을 차지한 뒤 남미의 월드컵 우승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현상도 이 문제와 관련이 깊을 수 있다. 반대로 지난 4차례 월드컵에서 우승을 번갈아 가면서 차지한 유럽 국가들(이탈리아-스페인-독일-프랑스)의 평균연령은 낮았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그 어느 때보다 경기시간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평균연령이 낮은 유럽 축구 강국이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평균연령이 높은 남미의 축구 거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체력전'을 이겨낼 수 있을지 여부는 카타르 월드컵을 즐기는 또 다른 흥미요소다.
이종성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