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임종철 디자인기자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일이나 6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주 후반 이미 주력 사업 부문인 반도체(DS) 부문을 중심으로 부사장급·상무급 임원 상당수가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만 60세 이상의 고위 임원들은 일선에서 물러나고, 30~50대 젊은 임원들이 승진하는 구조인 '60세 룰'도 적극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 내 부사장급 이상 임원 중 60세 이상은 약 20여명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지속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의 인사가 있을 것이란 예측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 85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1.39%나 급감했으며, 재고자산은 51조 3198억원에 달한다. 반도체·가전 등 주력 업종 시장이 위축된 탓으로,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내년까지 3~5%대의 역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활가전사업부는 지난 7월 드럼세탁기 '비스포크 그랑데 AI'의 강화 유리문이 파손되는 사고가 잇따른 것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이재승 전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돌연 사임하면서 이기수 부사장이 대신 출석했다. 현재 한종희 부회장이 후임 생활가전사업부장직을 겸직하고 있으며, 이번 인사에서 새 생활가전부문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의 등장에도 이목이 쏠린다. 그룹 내 유일한 여성 사장은 이재용 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다. 유력한 후보군으로는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과 양혜순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삼성 계열사에서는 삼성SDI의 김봉옥·김영주 부사장이 사장 승진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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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안팎에서 거론되던 그룹 컨트롤타워(미래전략실) 부활은 이번 인사안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미전실 관련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고, 이 회장이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을 하겠다고 강조해 온 만큼 미전실 복원이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다. 현재 삼성은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와 금융 경쟁력 제고 TF,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 TF등 3개의 TF가 계열사 간 협력을 총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가전·반도체 시장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대내외적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이번 인사에서 인적 쇄신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 CEO의 대부분은 유임시키면서 세대 교체와 인재 발탁을 중심으로 한 '안정 속 혁신'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