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주년 어린이날인 5일 강원 춘천시 중도동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놀이시설을 찾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춘천 레고랜드는 7개 테마구역(브릭토피아, 브릭 스트리트, 레고 시티, 레고 닌자고 월드, 해적의 바다, 레고 캐슬, 미니랜드)으로 조성됐다. 레고 브릭(Brick 블록 장난감)으로 지어진 40여개의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레고랜드도 강원도와 함께 강도 높은 경영혁신과 레저 콘텐츠 확대로 테마파크 경쟁력을 끌어올리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테마파크 성과가 신통치 않은데다, 혈세로 쏟아부은 2050억원을 전부 회수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레고랜드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쉽게 거둬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레고랜드 사태는 지난 9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사업주체인 GJC에 대한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불거졌다. 지급보증을 한 GJC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상환할 수 없다고 못 박으면서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 전반이 얼어붙는 조짐을 보이자 결국 강원도는 한 발 물러서 오는 15일까지 보증채무를 전액 상환키로했다. 강원도가 의회에 긴급히 2051억원의 추경을 요청한 까닭이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레고랜드 이슈의 본질은 무엇인가?' 강원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현재까지 강원도가 추산한 결과 해당 잔금과 예상 이익을 더해도 GJC 적자와 향후 비용 등을 고려할 때 2050억원을 온전히 회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혈세로 레고랜드 프로젝트에 숨을 불어넣는 셈인데, 취약한 재정상황을 고려하면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행정안전부 '지자체 통합재정개요'에 따르면 강원도 재정자립도는 올해 24.7%로 17개 시·도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이 같은 이유로 강원도의회에서도 회수방안을 점검하느라 당초 예정된 일정을 하루 넘겨서야 추경안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상가상으로 레고랜드 운영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5일 개장한 이후 어린이 동반 가족단위 고객이 몰리는 등 '반짝효과'를 누렸지만 주차장·호텔의 고가정책, 어트랙션 사고, 휴장 이슈 악재로 발길이 줄어드는 추세다. 강원도와 레저업계에 따르면 레고랜드는 오픈 6개월 간 방문객 수가 70만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기대했던 연간 200만명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레고랜드가 버리긴 아깝지만 이익을 취하긴 어려운 계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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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갈등을 빚던 강원도와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운영사인 멀린이 의기투합한 점은 긍정적이란 반응이다. 앞서 김진태 도지사와 존 야콥슨 레고랜드 리조트그룹 총괄사장 지난달 21일 경영혁신과 2단계 투자추진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레고랜드 관계자는 "내년 새로운 어트랙션 확충 등을 계획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활력을 불어넣는 테마파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