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권 벤처기업협회 회장
투자시장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모태펀드 예산 삭감 등 여러 요인으로 '돈맥경화' 직격탄을 맞았다. 자금 경색이 심해지면서 투자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 기관에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창업자 200명에게 투자생태계 분위기 점수를 질문한 결과 100점 만점에 53.7점이 나왔다. 이는 전년(79점) 대비 20점 이상 급락한 수치로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의 시그널은 심각한 수준이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복수의결권 도입은 2020년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이었고 현 정부도 국정과제로 채택해 제도 도입에 공감대를 이뤘다. 그럼에도 법사위에서 상정조차 못하고 있는 답답한 실정이다.
현 법안은 이미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많은 논의를 거쳐 통과됐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있다. 대기업의 편법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없도록 차단하고, 엄격한 주주동의를 통해 발행요건과 소액주주 및 채권자 보호를 위한 복수의결권 행사 제한 등으로 예상되는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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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가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벤처기업 88%가 복수의결권 도입을 희망했다. 벤처캐피탈도 66%가 찬성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 주요국들이 복수의결권 주식을 허용하고 있는 것은 부작용 보다는 혁신성장을 위해 그 필요성이 더 크기 때문이며, 이들 국가의 특징을 보면 유니콘 기업이 많은 국가임을 알 수 있다.
복수의결권이 허용되면 창업자가 안정적인 경영권을 기반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게 되고 대규모 투자를 받아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혁신기술과 사업모델이 사장되지 않고 꽃피우기 위해서는 복수의결권 도입이 절실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글로벌 경쟁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의 변화 속에서 우리 벤처·스타트업들이 낙오되지 않도록 국회는 그 책무를 다해 연내 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정책 혁신을 이루지 못해 디지털 경쟁에서 낙오되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정기국회가 오는 9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제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음을 국회가 명확히 인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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