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동남권 조직확대... 노조 "부산 이전 '꼼수'...법적 대응"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2.11.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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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소재 산은 본점 앞에서 '본점 부산 이전 반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용안 기자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소재 산은 본점 앞에서 '본점 부산 이전 반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용안 기자


KDB산업은행 노동조합원 500여명이 내년 동남권 지역의 영업조직과 인력을 확충하는 조직개편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하려면 산은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법 개정이 쉽지 않자, 조직개편을 통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은 이사회 내부에서도 조직개편안을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삼은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노조는 28일 서울 여의도 소재 산은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였다. 기자회견에는 500여명의 산은 노조원을 비롯해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김민석 민주당 의원,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 등이 참석했다.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강석훈 회장은 '국회 설득부터 하라'는 국회의원들의 요구도 무시한 채 동남권 개발을 핑계로 본점 꼼수 이전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강 회장이 말하는 조선·해운 담당 기업금융, 선박금융, 벤처, 지역개발, 녹색금융 거래처 대부분은 서울에 본점이나 자금팀이 상주하고 있어 부산으로 가는 순간 오히려 고객이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강 회장이 경고를 무시하고 이사회를 강행하려 한다면 물리력을 동원해 막는 것은 물론, 사내·사외이사 모두에게 배임·직권남용 혐의 고소고발과 퇴진 운동으로 불법적 본점 꼼수 이전 기도를 분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에 따르면 강 회장은 오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 조직개편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동남권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하고, 관련 인력을 부산으로 보내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산은 예산팀은 부산에 아파트 13~15채, 오피스텔 70채를 매입, 임차하기 위한 예산안을 만들고 있다고도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산은법을 개정해 본점을 서울에 둬야 한다는 내용을 바꿔야 하는데, 민주당의 협조 없이 이는 불가능하다. 노조에서는 당장 산은법 개정이 쉽지 않자 강 회장이 조직개편이라는 꼼수를 통해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장은 "원래 부서 한두 개 신설하거나 옮기는 것은 이사회 의결사항이 아니고 회장이 결재하고 추진하면 된다"면서 "강 회장도 동남권 발전이라고 포장했지만 이번 조직개편이 산은법 개정 전에 무리하게 추진하는 부산 이전 시도이며, 혼자서 그 책임을 온전히 떠맡기에는 부담스럽다고 느끼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산은 이사회 내부에서도 이번 조직개편을 의결사항으로 두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위원장은 지난 24일 조한홍 산은 사외이사가 임기 7개월을 남기고 사임한 것에 대해 "사외이사들이 (조직개편 의결이) 배임일지 직권남용이 될지 알 수 없는 책임을 굳이 회장과 함께 지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은 노조는 이사회가 열리는 내일(29)일 오후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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