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사진=뉴스1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5원 내린 132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1328.2원) 보다 1.2원 내린 1327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1326원까지 내려간 후 낙폭을 좁히더니 달러화 강세 전환, 위안화 약세에 힘입어 반등하다 하락 마감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순 1410원대에서 이달들어 계속 떨어져 한달만에 100원 가까이 급락했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7%를 기록, 시장예상치(7.9%)보다 낮았다는 소식에 하루만에 59.1원 내리며 1300원대로 들어섰다. 이후 이번주 첫 거래일인 지난 21일 1354.7원으로 마감한 뒤 이날까지 20원 넘게 내렸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4차례 연속 기준금리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그러나 다음달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회의부터는 0.5%포인트 인상이 기정 사실화 되고 있는 등 속도조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강세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미 국채 금리는 금리인상 속조조절 기대에 하락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75% 내린 3.661%에 마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65% 내린 4.444%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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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환율이 고점을 찍고 점차 내려가는 추세라고 내다봤다. 다만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미국 통화정책 뿐 아니라 중국과 유럽 등 다양한 변수가 작동하기 때문에 내년 1분기쯤 불확실한 국면이 끝나야 환율 하향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 비중이 높아 원화의 프록시(대리) 통화로 여겨지는 위안화의 향방이 중국 정부의 코로나19(COVID-19) 정책 결정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전날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만9000명으로 지난 4월 상하이 봉쇄 당시를 웃돌았다. 중국의 방역 정책 우려로 위안화 약세가 더 심화할 경우 원달러 환율도 다시 반등할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전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변동성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에서 1300원대 중반으로 하락하는 등 불안이 일부 완화됐다"면서도"미 연준 통화정책, 중국 방역정책과 이에 따른 위안화 움직임 등에 따라 당분간 높은 환율 변동성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는 여전히 내년 1분기 5%선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크게 변화가 없지만 유럽에서 예년보다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위기 우려가 다소 완화되며 달러화가 예상보다 이른 올해 4분기에 고점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완화를 공식화했으나 최근 중국 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재차 2만명을 돌파하자 베이징 당국은 밀집 '시설을 폐쇄하고 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등 봉쇄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재개했다"며 "한국 수출도 내년 2분기까지 추가 악화가 예상되는데 과거 수출 감소폭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원화가 강세 추세로 전환된 경험은 없다"며 내년 1분기가 지나야 환율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