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정치파업 극복해야 위기극복 가능하다

머니투데이 김승욱 중앙대 명예교수 2022.11.2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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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욱 중앙대 교수김승욱 중앙대 교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9월의 2.2%에서 1.8%로 낮췄다. 국내 기관들도 잇따라 하향조정했고 심지어 네덜란드계 ING은행은 0.6%로 전망했다. 그 이유는 글로벌 복합위기로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에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8개월째 연속되는 무역적자는 누적 400억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인 외환위기 당시의 2배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화당의 하원 장악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돼 대중 무역비중이 큰 한국은 더 취약하다.

반면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7%로 나타나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12월 금리인상폭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유가와 곡물가격이 하락하면서 세계 인플레이션도 고점을 지났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황태자의 방한으로 40조원 넘는 26건의 계약 및 MOU를 체결, 제2차 중동특수 기대도 있고 탈원전정책 취소로 폴란드, 체코, 사우디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원전을 청정에너지로 분류했고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인해 한국형 원전수요가 늘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한국을 기가팩토리 최우선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첫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글로벌 복합위기를 계기로 세계 5대 수출대국으로 한 단계 올라가자고 독려했다. 한국은행도 이에 발맞춰 금리인상을 0.25%에 그쳤다.



이렇게 힘을 합쳐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는데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은 정치파업을 선포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5개월 만에 다시 총파업을 시작해 수출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부는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고 필요한 법제화 논의는 국회에서 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화물연대는 이를 무시했다. 일부 병원에선 간호사 등이 지난 23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서울교통공사 노조도 오는 30일에 무기한 전면파업을 선언했다. 또한 12월2일에는 전국철도노조, 6일에는 조선3사가 공동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민주노총 산하 노조에서 연속 파업을 하는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사회의 민주적 개혁을 통해…조국의 자주, 민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가열찬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정치적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래서 경제여건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고 불법적인 강경투쟁을 계속한다. 지난 화물연대 파업으로 1조7000억원이라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노란봉투법'은 재산권 보호라는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우리는 1970년대 오일쇼크를 중동진출로 극복했다. 지금 중동발 제2의 기회가 오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공급확대로만 극복 가능하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경험했다. 인기 없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비용절감을 통해 생산비를 인하해 극복했다. 석탄노조 아서 스카길 위원장과 1년 넘게 대치하며 영국병 문제를 해결한 영국 마거릿 대처 총리, 그리고 자신을 지지하던 항공관제사노조와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원칙을 지킨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구조조정에 성공하며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했다. 내수도 침체하고 수출도 어려운 이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은 기업의 생산확대밖에 없다. 정치파업을 극복해 공급을 확대해야 경착륙을 막고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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