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 돌자…슈퍼리치들, 서둘러 돈 뺐다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2.11.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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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본 위기에 빠진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의 고객들이 예금을 대거 인출하면서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오는 4분기에만 16억 달러(2조 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앞서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총 20억 달러(2조26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의 마진콜 사태에 자본금이 묶이면서 50억 달러(6조8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위기설이 돌면서 크레디트스위스에 돈을 맡긴 슈퍼리치들을 중심으로 예금 인출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43일간 모두 883억 달러(119조4000억 원) 고객 예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크레디트스위스가 3분기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전체 수신액 1조4700억 달러(1990조 원)의 6%에 달하는 액수다. 특히 핵심 사업인 슈퍼리치 자산운용 분야에서 이탈이 두드러져 같은 기간 슈퍼리치들이 빼낸 예금 총액은 667억 달러(90조 원)에 달한다.

짧은 기간에 예금 거액이 빠져나가면서 크레디트스위스 일부 지점은 해당 국가의 감독기관이 규정한 유동성 조건을 채우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CNN은 전했다.



안드레아스 벤디티 본토벨 은행 분석가는 CNN에 "크레디트스위스의 핵심 사업인 자산 관리에서 막대한 순유출이 발생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크레디트스위스는 가능한 한 빨리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크레디트스위스의 장기 신용등급을 'BBB'에서 정크등급 바로 위인 'BBB-'로 강등했다. 신뢰가 흔들리면서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도 올해 들어 60% 하락했다.

크레디트스위스 고객들의 불안감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주식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과 트위터 등에서는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에 기름을 붓는 글들이 공유됐다. 크레디트스위스를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파산한 리먼 브러더스에 빗대는 주장들도 나왔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신주발행으로 40억 달러(5조4000억 원)를 증자하고,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에 SPG(증권화 상품 그룹) 상당 부분을 매각해 SPG 자산을 현재 750억 달러에서 내년 중반까지 2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달 말 크레디트스위스는 직원 수천 명을 정리해고 하고, 2025년까지 전체 비용의 15%를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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