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강일지구에 들어서는 반값아파트의 예상 분양가격은 전용 59㎡ 기준 3억5000만원 선이다. SH공사는 올 상반기 4억원 선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5000만원을 더 낮췄다. 반값아파트가 들어서는 인근 아파트 단지의 같은 평형 호가는 10억~11억5000만원이다. 급매물건이 8억5000만원에 나와 있는데 급매 물건을 기준으로 해도 5억원이 저렴하다.
반값아파트는 장단점이 분명하다. 시세의 절반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건물을 분양받아 거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건물만 분양받기 때문에 향후 건물의 가치가 하락하면 자산의 가치도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정부는 시세차익의 70% 보장을 내세우지만 인근 다른 집으로 이사하려면 시세의 30%에 달하는 자금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SH공사도 이런 한계를 잘 알고 있다. 때문에 토지임대료를 대폭 할인하거나 아예 안 받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또 거주 의무기간은 줄이고 매매를 자유롭게 해 시세차익을 100% 보장하는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처음에 분양가격을 정할 때 일정 이익을 남기기 때문에 추가 환수 장치를 둘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공급 물량도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반값아파트의 물량이 연간 입주 물량의 10%는 차지해야 서울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와 시민들의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전처럼 일부 시민만 혜택을 보는 '로또분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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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아파트는 애초 올 상반기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고덕강일지구의 지구계획 변경 허가가 늦어지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공급물량도 SH공사가 보유한 토지만으론 한계가 있다. 10년 만에 다시 나온 정책이 성공하려면 어느 때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 관련 지자체, 국회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반값 아파트가 또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