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곳은 은행뿐…김주현 "증안펀드 출자금 규제 완화(종합)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2.11.0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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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오른쪽 세 번째)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회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김주현(오른쪽 세 번째)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회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대상으로 증권시장안정펀드 출자금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 은행이 시장안정을 위해 유동성 투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은행권도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는 등 금융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권의 자금조달과 운용 어려움을 적극 해소하기 위해 증안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코로나19 당시와 동일하게 250%에서 100%로 하향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겠다는 것이다. 규제 완화와 동시에 김 위원장은 "금융의 핵심인 은행권은 은행 산업을 넘어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을 보면서 시장안정에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국 20개 은행장이 참석했다.

은행권의 역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은행은 건전성이나 유동성 측면에서 굉장히 안정적이고, 공적인 역할에 대한 이해도나 책임감이 남다른 곳"이라며 "시장이 불안 심리로 움츠러드는데 그 물꼬를 터줘야 하는 역할을 은행권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으로 예금이 몰리면서 자금 조달에 여유가 생긴 부분도 있다.



은행권도 금융당국의 주문에 적극 화답하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달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은행채 발행을 중단했고, 연말까지 기존 계획 대비 축소 발행할 예정이다.

CP(기업어음),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전단채 매입 및 RP(환매조건부채권) 매수, MMF(머니마켓펀드) 운용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시장에 유동성도 공급하고 있다. 5대 은행은 지난달 △CP, ABCP, 전단채 매입에 4조3000억원 △MMF 매입에 5조9000억원 △특은채, 여전채 매입에 6조5000억원을 지원했다. 5대 금융지주가 밝힌 95조원의 유동성 지원계획 중 약 90조원이 은행을 통해 집행될 예정이다.

은행권은 특히 제2금융권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다. 또 은행 간의 자금조달 경쟁 심화로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지 않도록 시장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시장 위기와 관련해 항상 '플랜B'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문제가 된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 번복'과 관련해 "대응 과정에서 조금 더 선제적으로 하고, '항상 플랜B를 갖고 있어야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가 힘든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시장이 스스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제일 좋다"며 "그런데 지금 상황은 시장이 스스로 돌아가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전채 등 물량이 한 번에 쏟아지지 않게 공사채, 은행채, 지방채 발행을 분산시키고 있다"며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핵심이 무엇이고,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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