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사고 현장에 희생자를 애도하는 꽃이 놓여있다. /AFPBBNews=뉴스1
30일 AFP·블룸버그통신·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아사히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주요 외신은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핼러윈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이태원에 몰리면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참사를 '금세기 최악의 압사 사고 중 하나' , '세월호 침몰 이후 최악의 참사' 등으로 표현하며 한국 정부의 안전 대응 계획 등을 문제 삼았다.
영국 잉글랜드 서퍽대 객원교수이자 군중 안전 문제 전문가인 G.키스 스틸은 사고 당시 이태원에 몰린 군중이 압사 사고가 날 정도의 인파는 아니었지만, 이태원의 좁은 골목이 문제가 됐다고 짚었다. 그는 "좁고 사방이 막힌 곳에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찬 상태에서는 미는 것 같은 움직임이 있어 이런 압사 사고는 군중이 넘어질 때 일어난다. 마치 도미노 효과와 같다"며 "밀폐된 공간에 있다면 군중 전체가 하나처럼 넘어지고,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된다"고 WP에 설명했다.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사고 현장 인근에 희생자들이 신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이 버려져 있다. /AFPBBNews=뉴스1
NYT는 이태원의 핼러윈 행사가 오래전부터 홍보된 행사였다며 "인파 관리와 안전 계획 등과 관련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틴 에이머스 영국 잉글랜드 노섬브리아대 교수는 WP에 "대형 행사는 인파를 관리할 수 있는 적절한 계획과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군중 밀집을 예측하고 방지하는 프로세스가 없으면 이런 사고는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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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립대의 카요 타쿠마 법학교수는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많은 사람이 모였지만,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안전 확보 등은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팬데믹 기간 없었던 대규모 행사에 대한 안전대책을 다시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닛케이에서 강조했다.
이번 참사가 윤석열 정권이 쇠퇴하는 계기가 될 거란 분석도 나왔다. 이 매체의 미네기시 히로시 편집위원 및 논설위원은 "한국은 과거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 세월호 침몰 등 대형 사고가 발생했고, 그때마다 정부의 엉성한 안전관리, 위기관리 등이 문제가 된 인재(人災)로 평가됐다"며 이번 참사 책임의 화살이 정부로 향해 윤석열 정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 29일 밤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축하하려는 인파가 몰리며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고, 30일 오후 1시 기준 최소 151명이 사망하고, 103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141명으로 이 중 19명은 외국인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