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운지구 재개발 건축물 높이·용적률 완화..'2024년 첫삽'

머니투데이 파리(프랑스)=김지현 기자 2022.10.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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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 사업 세부지침 제시..민간사업자 참여 유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전(현지시간) 송현정 건축가(왼쪽)의 안내에 따라 파리의 고밀복합개발 현장인 리브고슈 마세나 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전(현지시간) 송현정 건축가(왼쪽)의 안내에 따라 파리의 고밀복합개발 현장인 리브고슈 마세나 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서울 도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는 '세운지구'에 대한 정비사업이 올해 계획 수립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서울시는 2024년까지 민간 사업자가 착공할 수 있도록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리브고슈' 재개발 지역을 둘러본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을 녹지 생태 도심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 뒤 "높이 제한을 풀게 되면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녹지 공간이 더 늘어나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4월 종로~퇴계로 일대를 시작으로 '녹지생태도심'을 조성하겠다는 발표 이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한 것이다.



'건축물 높이·용적률' 기존 건축 규제 완화가 관건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핵심은 건축물 높이와 용적률 등 기존 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그 대가로 얻는 공공기여를 통해 공원과 녹지를 만들어 도심 전체를 녹지로 연결하는데 있다. 이를 통해 3.7%에 불과한 서울 도심의 녹지율을 4배 이상 끌어올리는 게 시의 목표다.

지난 4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한 이후 시는 관련 계획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지역별 특성에 따라 '신규 정비구역', '기시행 정비구역', '특성 관리구역' 등 3개 구역으로 나누고 구역별 재개발과 녹지공간 확보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오 시장은 이 가운데 30년이 넘은 노후 건축물만 94%에 달하는 '신규 정비구역'에 있는 세운지구 재정비 사업과 관련한 세부적인 지침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주민공람과 시의회 의견 청취를 완료했다"며 "이번 지침 제시가 민간 사업자들에게 개발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라고 말했다.

개방형 녹지 35% 이상 조성..파리 '리브고슈' 재개발 벤치마킹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세번째)이 23일 오전(현지시간) 송현정 건축가(오른쪽 두번째)의 안내에 따라 파리의 고밀복합개발 현장인 리브고슈 마세나 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세번째)이 23일 오전(현지시간) 송현정 건축가(오른쪽 두번째)의 안내에 따라 파리의 고밀복합개발 현장인 리브고슈 마세나 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세부적으로 보면 세운지구는 잘게 쪼개져 있는 소규모 구역을 적정규모 단위로 묶어 개발하는 '통합형 정비방식'으로 추진된다. 시는 기존 가로 상황과 사업추진여건, 진출입용 내부도로 설치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통합 안을 제시했다. 구역 통합시 개방형 녹지를 대지면적의 35% 이상 조성하고, 중앙부 공원에도 추가적으로 녹지를 확보해 전체 녹지공간을 50% 이상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개방형 녹지 조성시 높이규제를 완화하고, 의무녹지비율보다 초과해 녹지를 조성할 경우 높이와 용적률 혜택을 추가로 부여한다. 특히 을지로 주변은 도심기능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용도지역 상향 등 과감하게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구역 통합에 따른 개발규모 등을 고려해 공공기여 순부담률은 10% 이상으로 하되, 용도지역 상향 시에는 20% 이상으로 한다. 이를 통해 공원·도로 등 기반시설을 확보하고 중앙부 상가를 도심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오 시장이 이날 찾은 '리브고슈'는 한 때 낡고 오래된 공장과 창고가 즐비한 파리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혔다. 과거 철도 및 해상교통이 발달한 공업지역이었지만, 1960년대부터 변화하는 산업구조를 따라가지 못해 그대로 방치됐다. 이에 파리시는 리브고슈에 자리한 철도 상부를 덮고 상업과 주거, 교육, 녹지 등으로 복합 개발하는 대규모 도심 재개발을 진행했다. 고도제한을 37m에서 137m로 완화하며 민간부문에서 대거 개발에 참여해 사업 속도를 높였다. 오 시장은 "서울에도 (리브고슈의 개발 방식이) 적용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하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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