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집' 카카오, IPO와 상극? 개미·직원들 '노란색 공포'에 질렸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2.10.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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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스1) 황기선 기자 =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현장 앞에서 카카오택시 래핑을 한 택시가 정차해 있다. 2022.10.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성남=뉴스1) 황기선 기자 =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현장 앞에서 카카오택시 래핑을 한 택시가 정차해 있다. 2022.10.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주요 자회사 3곳 모두 상장 이후 찬바람을 맞았다. 기대감에 들떠 카카오 그룹주를 사들인 개인투자자와 우리사주에 투자한 직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0년 9월,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 상장했다. 세 종목 모두 올들어 주가가 급락했다. 카카오게임즈만 공모가를 간신히 웃돌뿐,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공모가의 절반에 못미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IPO 대참사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말 17만4500원에서 이날 장중 3만2450원까지 내려갔다. 80%가 넘는 하락폭이다.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5만9000원에서 1만원대까지 내려왔다. 공모가(카카오페이 9만원, 카카오뱅크 3만9000원)을 훨씬 밑도는 가격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말 9만1000원에서 현재 3만7000원대로 60% 이상 추락했다.

통상 IPO를 통해 기존 투자자들은 차익을 실현한다. 기업공개 이후 주가가 오르길 기대하는 새로운 투자자들이 그 물량을 받는다.



성장주로 주목받던 카카오의 자회사들 역시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일상 생활에 깊숙히 파고든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 덕에 인지도가 높았다. 국민들, 개인투자자들이 카카오 그룹주의 새로운 투자자를 자처한 이유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상장 당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우리사주가 많았다. 보호예수 기간이 조건으로 걸렸지만 직원들은 '낙관적으로' 미래를 예상했다.

결과는 씁쓸하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100억원 규모 회사기금을 조성해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에게 대출을 지원키로 했다. 카카오뱅크 직원당 손실액이 평균 2억5000만원이 넘어 반대매매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상장 한달여만에 류영준 대표가 시간외매매를 통해 보유 주식 23만주를 전량 매각하면서 위기를 자처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20만4017원으로, 총 469억원치다. 류 대표가 가지고 있던 스톡옵션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3만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이승효 서비스 총괄 부사장(5000주) 등도 이날 보유 주식을 매각했다.

당시 매각을 통해 임원진은 최소 수십억원 이상의 현금을 챙겼다. 이진 부사장은 153억원, 나호열 부사장은 73억원, 신원근 책임자·이지홍 부사장·장기주 부사장은 61억원을 현금화했다. 전현성 실장·이승효 부사장은 10억원을 취득했다.

반면 IPO 과정에서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공모주 중 우리사주조합 몫으로 배정된 20%(340만주)를 모두 소화했다.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이 물량을 공모가인 9만원에 받았다. 우리사주 물량은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에 묶였다. 주가는 세토막 가까이 났지만 아직 아무도 주식을 팔지 못했다.

카카오 그룹과 IPO '궁합'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앞선 사례로 인해 생기면서 카카오모빌리티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 IPO도 사실상 무제한 연기된 상황이다. '카카오 택시'를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IPO를 미룬 바 있다. 지분 매각 가능성도 높아졌다. 라이온하트 역시 IPO를 철회한 이후 재개시점이 불투명한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주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가 발생했다. 자신있게 내세우던 서비스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카카오 그룹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놓였다.

증권사의 전망은 어둡다. DB금융투자는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1만원대로 조정했다. DB금투의 목표주가는 1만6200원, 현재 주가 수준이다. 올해 대출 증가액이 예상치(4조원)보다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세대출이 급격히 둔화되고 금리 인상으로 신용대출도 역성장하며 카카오뱅크 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페이 '매도' 의견을 낸 씨티증권은 "카카오페이의 분기별 영업이익(OP) 감소가 2023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편 알리페이에 따른 오버행 리스크가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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