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요타 등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조달처가 미확정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로부터 수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유력하게 거론중이다. 이르면 내년 중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미국 내 이미 생산거점을 마련, 공격적 생산능력 확장이 가시화된 곳 중 대표적인 기업이 LG에너지솔루션이란 판단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월 말 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와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을 진행했다. 연산 40GWh 규모 공장으로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말부터 파우치 배터리셀 및 모듈 양산 계획이다. 이는 한국 배터리 기업과 일본 완성차 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 사례로 주목받았는데 이번에 혼다에 이어 토요타까지도 고객선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단,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의 배터리 납품설에 대해 "다양한 협력을 검토하고 있지만 정해진 바 없다"며 현 단계에서의 확대 해석을 일축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올 연말 180GWh에서 2025년 580GWh로 늘어나고 2030년엔 1.1TWh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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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8월 가동 개시한 미국 얼티엄셀즈와 폴란드 법인에서 GM과 포드향 배터리를 판매 중"이라며 "8월 이후 정상 수율로 계획된 물량을 출하하고 있어 동사의 대형 설비 양산능력을 증명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IRA 법안으로 광물·소재·셀·재활용의 공급망 구축과 배터리 신기술 채용의 로드맵을 보유하고 있고 현재 사업 협력을 논의중인 곳은 현대·기아차, 토요타, 르노,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라고 덧붙였다.
토요타의 오랜 배터리 파트너는 파나소닉이다. 그러나 파나소닉은 최근 몇 년 간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비해 소극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장시켜 왔단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 5월 보고서 기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배터리 업체 국적별 생산능력 시장점유율은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가 7%를 기록,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업체(21%)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은 2030년에는 5%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파나소닉은 미국에 현재 가동중인 공장을 갖고 있으나 그마저도 테슬라향 물량을 생산하는 테슬라와의 합작사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탄소중립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전기차 시장을 팽창시킬 것인데다 자국 공급망을 강조하고 있어 토요타도 이 시장에서 실기하지 않으려면 자국 배터리 기업만을 고집할 여건이 안된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K-배터리 모두 이미 주문받은 물량만으로도 대응이 빠듯하단 점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 뿐만 아니라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러브콜이 몰리고 있단 소문은 심심찮게 들려온다"며 "이미 고객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조단위 막대한 자금을 들여 공장을 짓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결정권이 자동차 기업보다 배터리 기업 쪽에 있는 현상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처럼 시장을 중심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대표 수혜업체로 거론되자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도 코스피 대비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 9월 이후 지난 14일까지 코스피가 10.5% 하락한 것에 비해 LG에너지솔루션은 4.4%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