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 14년만에 첫 '적자'..."9월엔 흑자전환 가능성"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2.10.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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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부산항 용당부두에 컨테이너로 가득 쌓여있다/사진=뉴스1부산 남구 부산항 용당부두에 컨테이너로 가득 쌓여있다/사진=뉴스1


8월 경상수지가 약 30억달러(약 4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8월 기준으로 경상수지 적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상품수지 적자 폭이 지난달의 세배 이상으로 불어난 탓이다. 그러나 한은은 이번 경상수지 적자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9월부터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늘며 상품수지가 지난 7월에 이어 두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영향을 받았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여행·운송), 배당·이자 등 소득수지로 구성된다. 한 국가가 무역, 해외 투자, 서비스 교역 등 모든 경제 영역을 통틀어 해외에서 얼마나 돈을 벌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경상수지 항목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상품수지가 44억5000만달러 적자로 2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다. 적자폭은 지난 7월(-14억3000만달러)의 세배 이상으로 커졌다. 이례적으로 컸던 무역수지 적자(-94억9000만달러)와 무관치 않다. 상품수지는 국경 기준으로 상품의 수출과 수입만 따지는 무역수지보다 넓은 개념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한 금액 등 무역수지에서 제외되는 영역까지 포함한다.



상품수지의 경우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늘며 적자폭이 커졌다. 지난 8월 기준 수입액은 617억3000만달러로 1년 전 대비 30.9%(145억8000만달러) 늘었다.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고 자본재 등의 수입도 확대되면서 전년동기대비 20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 8월 통관수입 기준 석탄(+132.3%), 원유(+73.5%) 등 원자재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크게 증가했다.

수출은 572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7%(41억달러) 늘었다. 지난달(587억8000만달러)에 비해서도 쪼그라들었다.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년동월대비 22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대 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증가폭은 줄었다.

8월 서비스수지는 7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동월 8억4000만달러 흑자에서 16억2000만달러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다. 운송수지 흑자폭이 전년동월대비 1억1000만달러 줄었고, 방역조치 완화 등으로 여행수지 적자폭이 9억7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억6000만달러 확대된 탓이다. 국내 대기업의 특허권 사용료 지급 증가 등으로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가 12억달러 적자를 보인 영향도 받았다.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인 본원소득수지는 22억4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동월대비 흑자폭이 16억달러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 흑자는 13억9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흑자폭이 13억8000만달러 확대됐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월 중 6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6억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8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도 25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9월에는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8월 경상수지는 이례적으로 컸던 무역수지 적자(-94억9000만달러)의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하였으나 9월 들어 무역적자(-37억7000만달러)가 크게 축소됨에 따라 9월 경상수지는 흑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해외생산 무통관수출 흑자, 본원소득수지 흑자, 운송서비스 흑자 등이 경상수지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경상수지는 최근 변동폭이 크게 확대된 무역수지 흐름에 주로 좌우되는 가운데 연간으로는 흑자 기조가 유지되겠으나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 월별 변동성이 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주요국의 경상수지 상황과 비교할 경우, 우리 경제는 주요국에 비해 GDP(국내총생산) 대비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는 이들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이라며 "에너지 부문을 제외할 경우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은 주요국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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