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사진제공=에버랜드
반면 에버랜드에 붙어있는 국내 1호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는 평온하다. 들어가자마자 마치 중남미 카리브해 해변에 온 듯한 이국적인 풍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스릴 넘치는 파도풀이 멈춘 곳에선 '망중한(忙中閑)'을 누리거나 바비큐와 맥주를 즐기는 '일일 여행객'들로 가득하다. 이름도 '마르 카리베(Mar Caribe·카리브해)'로 개명했다. 에버랜드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
지금까지 이런 호러는 없었다..'오겜' 미술감독의 '신의 한 수'
지난 28일 찾은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구역에서 어린이 방문객이 키가 3m가 넘는 거대 좀비가 다가오자 웃으며 도망가는 모습. /사진=유승목 기자
에버랜드는 MZ세대가 체험경험을 중시한단 점에서 현실적인 공포감을 주기 위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미술디자인을 총괄한 채경선 미술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채 감독은 오징어게임으로 최근 방송계 아카데미로 불리는 제74회 에미상에서 프로덕션 디자인을 수상한 국내 최고 수준의 영화미술 감독으로, 음산한 분위기의 디스토피아적인 기차역 풍경을 탈선한 기차·터널·네온사인 등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블러드시티6에 구현했다.
오징어게임 미술감독을 맡은 채경선 감독이 연출한 블러드시티의 모습. /사진제공=에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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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블러드시티가 진행되는 구역은 채 감독의 작품과 함께 공포체험 '호러메이즈', '크레이지 좀비헌트 공연', 분장 전문가가 해주는 좀비 메이크업 등이 더해지며 대표 어트랙션 T익스프레스와 함께 가장 방문객이 많은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태풍 속에서도 실제 기차 2량을 특별 공수하는 등 이번 축제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며 "젊은층의 반응이 예상외로 더 좋다"고 말했다.
부캐 내세운 캐리비안베이..'마르카리베 2.0' 업그레이드
에버랜드 캐리비안 베이의 가을시즌 콘텐츠 '마르카리베'. /사진제공=에버랜드
반신반의하며 내세운 부캐는 대박이 났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일 평균 1700명씩 찾아와 대기순번까지 받아야 할 만큼 인기를 누린 것이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마르카리베만 목적으로 방문한 인원이 전체의 78%로 집계될 만큼 새로운 고객층이 형성됐다. 이 같은 효과가 여름 캐리비안 베이까지 이어지면서 올해 워터파크 업계에서 캐리비안 베이만 실적이 반등하는 성과를 냈다.
에버랜드는 발빠르게 마르 카리베 이용 면적을 30% 확장하고 관련 콘텐츠를 추가한 '마르 카리베 더 베이사이드 카페 2.0'으로 재단장했다. 멕시코 가을 축제를 본따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꿨고, 식음메뉴도 봄 시즌보다 2배 늘어난 120여 종으로 확충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무엇보다 가족고객 늘어나면서 매년 감소하던 MZ세대 고객이 돌아와 수요를 견인한 게 고무적"이라며 "겨울 시즌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는 등 새로운 고객 경험을 주는 사계절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랜드 캐리비안 베이의 가을시즌 콘텐츠 '마르카리베'. /사진제공=에버랜드